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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lee Jun 23. 2020

소개팅 이후에 하는 생각들

30대 소개팅 이야기 (2)

오래간만에 소개팅 제안이 들어왔다. 무려 3번이나.


늘 그렇다. 여기저기 부탁할 땐 기회가 없더니, 이렇게 한꺼번에 몰려온다. 이런 시기일수록 "호호, 한번 둘러보고 올게요" 여유를 부리면 안 된다. 타이밍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열심히 만남에 임해야 한다.


막상  많지 않.

첫 번째 소개팅은 만나기도 전에 여러 가지가 안 맞아 유야무야 없던 일이 되었고,

두 번째는 남자분 아버지의 요청으로 사주부터 봐야 했다. 결과는... 탈락. 의 火가 그 분과 안 맞는단다. (러니 내가 화가 많을 수밖에)

마지막 세 번째는, 약속을 잡데 성공.


 두 번이 특이한 탓이었을까? 연락 15분 만에 척척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번째 분의 모습에, 나는 나기 전부터 받았다. 예의 바른 문 내 동선을 고려한 장소 선정, 당일 알림 문자까지. 사회성 좋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 고마움을 담아 답하게 되더라.




소개팅 당일.

세상 무난한 이탈리안 음식점 앞에서 만난 남자분의 첫인상은, 별 느낌이 없었다. (나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사무실에서 쉽게 마주칠 법한 30대 후반의 직장인이다.


이 나이에는 사회 드를 작동하여 열심히 대화하고 호응할 수 있다. 주선자에 대한 예의도 있고, 오히려 이렇게 첫인상이 애매할 땐 긴장이 풀려 편하도 하다. 꼭 연애 상대로서가 아니라, 또래 직장인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듣고, 배울 건 배우고, 내 이야기도 하는 자리가 되는 거다. 그러다 운이 좋으면 통하는 부분을 발견하기도 하니까.


상대는 장점이 많 사람이었다.

안정적인 직장
술을 즐기지 않고, 나와 같은 운동을 배움
가족들과 함께할 취미를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
무엇보다도, 소개팅 첫 만남을 감안하더라도 시종일관 신사적인 태도


그러2~3시간이 지, 나는 이만 혼자 있고 싶어 졌다. 대화는 잔잔하게 지속되었지만, 른 팀의 예의 바른 동료는 기분. 내가 혼자 지내는 게 익숙해서 그런 건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건지 헷갈렸다.



소개팅남마음알 수 없지만, 다음날 연락 왔다. 주말에 맛집에 가자고 한다. 

참 어렵다. 갈수록 누군가를 만나는 게 숙제 다. 텅 빈 주말이 심심하다가도, 막상 다른 사람과 시간 보낼 생각을 하면 피곤하다. 만나기 전 설레는 마음보다, 만남 이후 할 일을 끝냈다는 후련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지금 내 마음은 무엇일까, 정말 세 번을 만나면 뭔가 달라질 수 있을까?



* 이미지 출처: https://1boon.kakao.com/interstella-story/allets_3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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