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lee Feb 15. 2021

직장에서 위기감이 느껴질 때

책 <IT 좀 아는 사람>  읽기

10년은 변화가 일어나기에 충분한 시간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영업 잘하거나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들이 각 부서 에이스였다. 보고서 잘 쓰고 정보력 좋고 야근 거부하지 않는 직원들이 일잘러로 인정받는 분위기.

지금도 영업력, 기획력, 정보력 회사를 지탱하는  역량이다. 그런데 최근, 무서운 속도로 조직을 장악 세력이 등장했다. 바로 기술자들, IT 개발 역량을 갖춘 테크 가이들이다.


3년 전부터 사내 '디지털, 비대면, 언택트' 관련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IT 경력자들이 대거 입사했다. 내부에서 기획하고 개발은 아웃 소싱하던 시절 벗어나, 이제는 초기 단계부터  부서 기술 부서 협업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협업'골치 아프다. 랜 시간 팀워크를 다져온 우리 부서 내 협업도 쉽지 않은데, 이제 갓 만난, 전혀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두 집단이 함께 일하는 건 정말 어렵다. 짧은 미팅에서조차 얼굴을 붉히기 일쑤다.

예를 들어, 신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할 때 내가 속한 전략 부서는 계산기부터 두드려본다. 시장 규모와 경쟁 현황을 고려해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어떤 업체와 손잡아야 할지?, 그래서 얼마 투자해야 할지? 고민한다.

반면, 기술 부서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 장의 Pain point를 찾아내솔루션을 제안는 것으로 일을 진행한다. 


물론 어느 한 쪽이 맞다, 틀리다, 할 수 없다. 

하지만 전략을 짜는 입장에서는 '아직 진출 타당성도 불분명한데 갑자기 솔루션을 얘기하자고?' 의아하다. 일의 순서가 뒤바뀐 느낌이다.

여기에 기술자들 반박한다. '그렇게 계산기 두드리다가 언제 진출하냐? 우선 작게라도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의견 대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각자 전문성을 살려 두 가지 접근을 병행할 수밖에. 게다가 IT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 '기술자들이 알아서 하겠지'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조직에서 뒤처지고 소리 없이 사라질지 모른다. 적어도 들의 언어를 알아듣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설 연휴, 나는 이 책을 읽었다.

<IT 좀 아는 사람 : 비전공자도 IT전문가처럼 생각하는 법>


유익하다. 나 같은 IT 비전공자들이 궁금해하던,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난감한  질문들에 친절하게 답해준다.


클라우드를 쓰면 왜 개발 비용이 낮아질까?

신규 개발할 앱의 수익모델을 어떻게 설계할까? 무엇을 포기하는 대신, 무엇을 얻어야 할까?

빅데이터, 대체 무엇을 모으고 분석해야 할까? 활용은 어떻게 하나?

나도 매일 이용하는 구글 검색, 넷플릭스 추천, e커머스 배송 뒤에 어떤 기술이 숨어있는가? (이 책을 읽고, 쿠팡 상장 기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그동안 나는 왜 쿠팡이 조 단위 손실을 내면서 로켓 배송에 열심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왜 M&A에 열을 올리고, 다소 황당해 보이는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가? (즉, 신사업 진출을 고민할 때 이들만큼 탄탄한 논리와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얼마 전 우리 부서 단톡방에는 '같이 코딩학원 갈 사람?'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다들 같은 생각인가보다. 나는, 우리는, 여전히 일잘러가 되고 싶다. 



* 이미지 출처: 예스 24 eBook

매거진의 이전글 10년 차 직장인의 재택근무 노하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