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어른의 영어_원서읽기 편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풍미 깊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아주 자연스럽게 영어 원서를 읽어보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영어에 관한 일종의 '로망'일 것이다. 특히 자신이 영어 초보 내지 왕초보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원서 읽기를 영어 공부하는 최종 목표라 생각하는 경우도 목격했다. 영어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거창하진 않지만 수준에 맞는 책을 잘 골라 재미를 붙이며 읽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명확한 이미지를 통해 목표를 갖고 영어공부를 하는 것도 충분히 영어를 위한 하나의 강력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로 된 원서를 읽고 싶다는 생각, 영어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해봤을 것이다. 학문을 위한 읽기가 아니라 재미난 소설을 볼 때에도, 번역본과 달리 원어 그대로의 느낌이 주는 매력과 이해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는, 그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영어실력과 더불어 실행력에 있다. 특히나 영어 초보에겐 말이다.
원서를 읽기 전에 기억해야 할 사실 한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원서를 통해 느는 영어 실력은 매우 탄탄하지만, 원서를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어쩌면 지루한 과정이기 때문에 실력이 눈에 띄게 빠르게 늘지는 않을 것이란 것. 그러나 중요한 점은 원서읽를 지속하면 그 어느 방법보다도 기초와 내공이 탄탄해지며 영어적인 사고까지 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확신한다. 물론 독서를 통해 얻는 재미도 덤이다.
어른이 되어 영어를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달라도 너무 다른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 그리고 거기서 파생한 문법의 차이를 다시 이해하고 적용하기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기본적인 문법을 공부하면서 원서를 읽어나가는 것을 권한다. 기본적인 문법 이해가 없이 무턱대고 영어 원서를 읽는 것은 자칫 좌절감만 줄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초보이지만 영어 원서를 시작하고 싶은 이들은 아래의 노하우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내 수준에 맞거나 쉬운 책을 고른다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한 이상, 하루 이틀 만에 효과를 기대하진 않을 터. 이왕 하는 것, 욕심부리지 않고 꾸준히 재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골라보는 것도 괜찮고, 요즘 영어 원서들은 처음 몇 페이지 정도는 인터넷에 공개가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한 페이이지 당 10~15개 정도 모르는 단어가 있는 책을 선택하거나 그보다 더 쉬운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분량을 정해 꾸준히 읽어나간다
너무 기본적이지만 확실히 통하는 방법이다. 이 기본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서 많은 사람들이 원서를 읽다 중도에 포기하기도 한다. 하루 읽을 분량은 3~5페이지 정도. 물론 중간에 붙으면 더 읽을 수도 있지만 가볍게 시작해 보자.
- 책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말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자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기 힘든 것은 모국어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군다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영어책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모르는 단어는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그래도 일단은 그냥 놔두고 정해진 분량을 읽어나가며 큰 흐름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후에 다시 한번 읽으며 단어를 찾고 기억에 남는 문장이나 표현을 노트에 적어두는 것 또한 좋다. 다시 말해 중요한 것은 글의 흐름과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꼭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표현을 가져가는 것이다.
- 수시로 필사 혹은 낭독 연습을 해보자
무언가를 배우고 익힐 때, 우리 몸의 감각을 되도록 많이 써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소리 내어 영어문장을 크게 읽어보는 것과 손으로 필사하는 것, 꽤나 큰 도움이 된다. 요즘에는 오디오북도 잘 나와있으니 발음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내 목소리를 따로 녹음해 들어보는 것도 좋다. 처음엔 무지하게 어색하겠지만...
영어공부에는 왕도가 없다지만, 원서 읽기는 꾸준히만 한다면 영어적 사고와 표현 그리고 책을 통한 재미까지 가져갈 수 있는 아주 괜찮은 방법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자, 지금 당장 쉬운 영어 책부터 공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