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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Dec 05. 2022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이 귀찮은 일을 시작한 이유

당신의 따뜻한 겨울을 응원합니다

어느덧 12월


찬바람이 매섭다. 올해는 비교적 온화했던 11월을 보낸 터라 더더욱.


예전만큼 화려하고 요란한 연말 분위기는 아니지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오가는 카페나 상점마다 저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그런 장식들을 볼 때마다 시간의 빠름을 느낌과 동시에 왠지 모를 마음의 따뜻함이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참으로 무미건조한 실용주의자에 가까운 나에게, 직접 내손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하고 꾸미는 일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 내가 봐도 참 낭만이 없었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봉사가 있습니다.
섬겨주실 분들 나와 주세요.


교회에서 연락을 받고 봉사 현장에 가게 되었다. 다니는 교회가 제법 규모가 있어서 각 교구별로 나누어 크리스마스 장식을 준비하고 장소를 정하여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이런 류(?)의 봉사도 처음이고, 워낙 무언가를 꾸미는 일은 잼병이라 주로 물건을 옮기는 일만 살짝 거들었다. 그러나 나중에 완성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트리를 직접 보니 왜 그토록 열심히 준비했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다. 눈을 떼지 못할 만큼 예쁘고 따뜻했다. 교인들은 물론, 교회 근처를 지나가던 사람들과 동네 주민들도 삼삼오오 사진을 찍으러 오기도 했으니까. 좀 다른 이야기지만 크리스마스트리로도 사람들을 섬길 수 있구나 하는 새삼스런 깨달음도 있었다.





엄마, 우리 집은 크리스마스트리 안 해요?


크리스천이 아니라도 모두의 축제이자 기념일이 된 크리스마스.

그리고 그 상징의 정점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우리 집 두 꼬마들의 성화로 올해는 벽에 붙이는 반짝이 전구만으로 어물쩍 넘어가기는 글렀다. 최근에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이사까지 했으니 집이 좁아서 안된다는 구실 좋은 핑계도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하여 실용주의자이자 똥 손(?)의 대표 격인 내가 난생처음 크리스마스트리를 사고 꾸몄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설치가 비교적 간편하고, 가루 날림이 적으며, 보기에도 예쁜 크리스마스트리들이 즐비하다. 그동안 알고 있던 전통적인 초록 나무를 대체할만한 여러 가지 대안들도 보인다. 더욱이 연말연시 시즌은 길어야 2개월 남짓이고 대부분 창고에 놓일 것이기에 보관의 용이성도 매우 중요하다. 한 번만 쓰고 버리기엔 너무나 아깝기에.



집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 좀 내 볼까?


드디어 도착한 작고 소중한 우리 집 크리스마스트리. 나무 모양을 잡아 거실 한편에 놓고 조심스레 오너먼트를 하나씩 나뭇가지에 걸어서 불을 켰다. 동시에 터져 나온 아이들의 함성. 아 이래서 크리스마스트리를 하는구나 하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깨달음이다. 크리스마스트리 풀세트가 워낙 편하게 잘 나와있어서 그다지 번거롭지도 않은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이렇게 가족의 반응이 좋을 줄 알았다면 진작 해볼걸 그랬다.


세상 간단하고 예쁜 우리 집 포토존이 생겼다


밤에는 낭만적인 전구의 향연으로, 낮에는 햇살에 어우러지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모습 덕분에 홈카페 분위기가 한층 매력 있어진다. 나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리스트 하나 업데이트된 것은 덤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가족 모두가, 그리고 우리 집에 다녀간 모든 이들이 크리스마스트리로 인해 마음 한편에 따뜻함 한 스푼이 더해지길 바라는 바다. 그것만으로도 올해 우리 집 크리스마스트리 미션은 성공적일 것이라 믿는다. 당신의 따뜻한 겨울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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