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는 삶을 시작한 이유
6:15분이네. 딱 1분만 더 자고 일어나야지...
그러다 이제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지 2주가 넘어간다. 사람은 적응하는 존재라고 했던가. 쏟아지는 잠을 주체 못 했던 첫날과는 달리 새벽기상에 서서히 몸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번달부터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표면적 이유는 7시에 시작하는 '필라테스'클래스다. 몸이 건강해지는 시간임과 동시에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만이 아는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경험을 하는 중이다. 오고 가는 길에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을 보면 이렇게 고요하고 부지런히 하루는 시작되고 있었구나 깨달으며 왠지 모를 존경심까지 차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미라클 모닝을 시작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성경 말씀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새벽기도(early morning prayer meeting)가 가장 활발하게 행해지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다. 늘 마음만 있고 제대로 드려본 적 없는 새벽기도에 어느새부턴가 온라인으로라도 묵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새벽기도의 근거 혹은 이유로 인용되는 성경구절을 바라보며 미라클모닝에 대한 결심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되었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
Very early in the morning, while it was still dark, Jesus got up, left the house and went off to a solitary place, where he prayed. (막 1:35)
비파야, 수근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Awake, harp and lyre! I will awaken the dawn. (시 108:3)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 시리로다 God is within her, she will not fall; God will help her at break of day. (시 46:5)
새벽기도가 한국 교회만의 고유한 특성이며 의무가 아니다는 논란과는 전혀 관계없이, 나는 '새벽기도' 그리고 '새벽 QT 묵상'을 하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미라클 모닝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운동도 자기 계발도 다 좋지만 성경말씀 묵상으로 나의 첫 시간을 내어드리기로 작정하였다.
자, 의지와 결심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나는 저녁형 인간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저녁형 인간인 줄 알고 평생을 살아왔다. 학창 시절 새벽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신기할 따름이고 새벽에 직장에 일찍 출근하여 운동하고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동료들을 이상하게 여기곤 했다.
결혼 후엔 아이들을 재우고 밤이 되면 눈이 더 말똥말똥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 시간을 사수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피곤한 날에도 굳이 두 눈을 부릅뜨며 졸음을 참고 내 시간을 만들었다. 글을 쓰기도 독서를 하기도 TV를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특히 늘 내 주변에 있는 휴대폰은 마치 중독 같아서 하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가있기도 했다. 그다지 중요한 내용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나 미라클모닝을 시작하고부턴 내 생활패턴과 고집을 모두 다 내려놔야 했다. 특히 수면에 큰 방해가 되는 자기 전 휴대폰 사용은 습관부터 싹 고쳐야만 했다.
갑자기 평소보다 2시간을 일찍 일어나려니 2시간은 일찍 자야 했다. 나는 몸에 적응할 시간을 허용했다. 취침시간도 20분 일찍 취침하는 것으로 서서히 줄여나갔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조금씩 조금씩 조정했다. 수면시간과 수면의 질도 건강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니 무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큰 탈 없이 2주간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크리스천으로서 말씀과 시작하는 하루는 내 평생 가져가야 할 좋은 습관이자 체질이 되어야 함을 절실히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하루를 성경말씀으로 여는 삶. 대단한 게 아니라 당연해지는 그날까지 나의 고군분투는 크고 작게 계속되지 않을까?
부디 내일은 오늘보다 5분 일찍, 그것도 알람소리 한 번에 일어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