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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누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공부하다

대한민국세력, 반대한민국세력 그리고 비대한민국 세력

by 헬로쿠쌤

심상치 않은 국제정세 속 대한민국은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대한민국은 소위 '체제 선택'에 기로에 서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과거 남북 갈등, 동서 갈등 이외에도 세대 간, 남녀 간, 이념 갈등, 그리고 이제는 친중 친북 진영과 친미 친일 진영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다시 말해 2025년은 진정한 사회통합이 그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기인 것이다.



대한민국 격변의 시기를 지나며 자각한 사실들


6.3 조기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가 출범했다. 지난 6개월간 대한민국은 어마어마한 진통과 갈등이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나를 포함한 소위 합리적 중도시민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크리스천으로서, 그리고 기독교 보수주의자로서 응당 나라와 민족의 일에 관심을 갖고 기도했다면 이제 행동해야 할 차례이다. 나와 같은 소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해서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을 공부하고 정치와 세계정세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큰 충격에 빠졌다. 내가 당연한 진실이라 믿으며 의심조차 하지 않고 있던 일들이 사실은 편향된 역사관이나 이념에 의해 왜곡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일이니 응당 그렇게 믿었고 미디어에 보도된 내용이니 비판 없이 수용했다. 역사적 팩트가 어떻게 편향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2024년 12월 계엄령 이후 6.3 조기대선까지 지난 6개월의 시간을 사람들이 이념과 체제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판단하는지를 살펴보면 힌트가 되지 않을까? 같은 사건을 두고 해석하는 방법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역사관, 국가정체성이랑 무슨 관계인데?


국제정세, 이데올로기, 정치, 체제 등을 들여다보면 필연적으로 역사를 공부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한국사는 대한민국의 역사라기보다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고대부터 모두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반만년에 이르는 한민족의 긴 역사를 아우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민족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에 대한 정체성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럼 대한민국은 정체성은 무엇일까? 원칙적으로 대한민국은 헌법상 자유 민주공화국이다. 이는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선택한 정치인이 다수결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며, 삼권 분립에 의해서 권력을 나누는 민주주의국가란 뜻이다. 경제체제로는 자유시장경제체제이며 개인의 자유를 천부 인권으로 존중하고 사유재산권을 보장한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이 부분을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지금의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다'라는 문구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여전히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까지 지정학적 전략을 구사하는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깊이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해양세력'으로 분류되며 서구문명을 바탕으로 한 국가이다. 나도 이 말이 매우 낯설게 들렸다. 황성준 위원에 따르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서구 문명, 더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문명에 바탕을 둔 해양세력에 의해 편입된 나라라는 것이다. 우리가 동양에 속해있다는 지리적인 면을 떠나 가치와 정신사적 문제로 볼 때, 당시 미국을 위시로 한 자유진영에 의해 세워진 나라라는 것을 상기해 보면 이해가 가는 말이다.


우리 자체의 힘에 의해서라기보다 격변의 국제정세 속에 자유민주주의를 옷 입어 출범한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2년 만에 6.25 전쟁을 겪으면서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반공의식이 강하게 심어졌다. 그러나 정작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한 적이 없었기에 이념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유례없는 국가임과 동시에 지금까지 국가 내부적으로 사상통합이 이뤄지지 못해서 복잡한 사상전을 치르고 있단 분석이다.



반국가 세력? 비국가 세력?


'반국가 세력'이라는 용어는 윤석렬 전 대통령이 계엄의 이유를 설명할 때 알게 된, 이제는 친숙해(?) 진 용어이다. 그렇다면 반국가 세력이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에게 국가는 대한민국이다. 너무 자명한 일이라고? 그러나 반국가세력에게 국가는 북한일 수도 조선일 수도 있다는 것이 황성준 위원의 설명이다. 즉, 1948년 건국된 자유민주주의 법치공화국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반국가 세력'인 것이다. 이희천 교수는 지금의 체제 전쟁을 '친 대한민국 세력'과 '반 대한민국 세력'이라 명명하기도 했는데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여기에 더하여 황위원은 '비국가 세력'을 언급했다. 그들은 반국가 세력은 아니지만, 아직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모르는 사람들이며 한발 더 나아가 반국가 세력에게 이용당하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이 시대, 대한민국의 크리스천으로서


어쩌다 국가관에 대해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것일까? 심지어 한 교회 안에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이념과 정당에 따라 패가 갈리고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크리스천으로서 지금의 갈등은 사상전을 넘어 영적인 영역이며 신앙의 싸움이라고 본다. 크리스천은 그 누구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며 싸워온 사람들이다.


가까이 우리나라의 역사만 봐도 그렇다. 대한민국 역사는 140년 전 선교사들에 의해 전해진 복음과 의료, 교육, 독립운동 지원 등 기독교와 선교사들이 관여한 여러 사역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 이처럼 한국 기독교가 우리나라의 자유, 독립, 번영에 미친 영향력이 분명하기 때문에 크리스천으로서 더욱 공부하고 전파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 77주년이 된 지금, 우리는 외부에서는 격변하는 국제정세를 등에 없고, 내부적으로는 어마어마한 갈등과 체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조용히 골방에서 기도하는 크리스천들도 중요하지만, 진리를 위해서 죄와 타협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맡겨진 선한 싸움을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이다. 이것이 내가 국가에 대해서 역사에 대해서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딤후4: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2Ti 4:7, NIV] I have fought the good fight, I have finished the race, I have kept the 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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