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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넘어 진리와 자유를 위해

빌드업코리아(Build Up Korea) 2025 현장을 다녀와서

by 헬로쿠쌤
얘들아, 엄마 잘 따라와야 해. 이름표 목에 걸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집을 나서 행사장에 도착했다. 길게 줄이 늘어선 등록 카운터에 흠칫 놀라긴 했지만, 이 또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컨퍼런스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과 이곳에 온 목적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또래 아이들을 발견하면 반가워하곤 했다. 시작이 좋았다.


그렇다. 올해 '빌드업코리아'에는 온 가족이 출동했다. 행사일에 금요일이 포함된 관계로 남편은 연차휴가를 내고, 아이들은 학교 현장학습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틀의 짧은 행사이지만 다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귀한 경험과 깨달음이 있을 것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작년에 나는...


작년 여름, 빌드업코리아에 처음 참석했다. 그때는 조용히 혼자 와서 강의를 듣다가 아이들이 집에 올 시간에 맞춰 돌아갔다. 빌드업코리아가 지향하는 바를 깊이는 이해하지 못했고, 난생처음 보는 한-미연합 차세대 컨퍼런스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실 하나가 있다. 바로, 성경을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나라를 위해 애끓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행동하게 된 계기, 즉 나의 영적 각성에, 그리고 소명을 발견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이 바로 작년 빌드업코리아라는 것이다. 물론 그 사이 대한민국이 겪은 여러 가지 일들과 위기 속에 크리스천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깊이 하고, 나라를 위한 기도에 진심을 다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남편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며 온 가족이 동참하게 되었다. (작년 빌드업코리아에 대한 후기는 '교회누나, 다음 세대를 향한 소명을 발견하다'를 참고하시길)



빌드업코리아 2025, 작년과 달라진 점 몇 가지


- 표면적 변화

올해 컨퍼런스가 표면적으로 달라진 점 몇 가지는 그 규모와 행사의 세련됨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이다. 올해로 겨우 세 번째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컨퍼런스 구성이 탄탄했고 더 큰 장소로 행사장을 옮길 정도로 규모 면에서도 성장했다. 연사들을 살펴보면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이 것이 과연 민간에서, 청년들이 주최하는 행사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로 채워져 있었다. 더하여, 그 어느 대형컨퍼런스에서보다 어리고 젊은 사람들이 주가 되는 장소였다. 심지어는 유모차에 있는 아기들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고 작년보다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 더 강하고 명확한 메시지

내가 작년보다 더 깨어나서일까? 아니면 올해 연사들의 발언 스타일이 좀 더 직접적이고 명확해진 탓일까? 아니면 둘 다 일까? 올해 빌드업코리아를 다녀온 첫 번째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강하고 명확한 메시지'다.


Born to Lead, Build the Nation(리더로 태어나, 국가를 세우다)라는 주제 아래 Gen Z세대 리더들, 트럼프정부와 관련된 인사들, 청년 인플루언서, 팟캐스터, 영향력 있는 리더 목사님들이 총출동했다. SNS와 미디어로 인해 예전 같으면 접하기 힘들었을 걸출한 분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특히 성경적 가치와 특유의 논리로 무장한 찰리 커크(Charlie Kirk)의 강연은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주로 미국 문제를 다뤄온 이 청년 리더는 아시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며 1박 2일의 시간 동안 오직 빌드업코리아만을 위해 방한했다고 한다. 그가 미국인의 시각으로 본 대한민국과 자유의 가치는 그 어떤 강연보다 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 연사마다 최전방에 있는 파이터로서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조언해 주고, 격려해 주는 시간이 있었다.


Next Man Up!
다음 타자 앞으로!


스티브배넌의 딸이자, 그 단체 War Room 대표를 맡은 모린 배넌(Maureen Bannon)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자유. 보수주의 진영의 리더이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스티브배넌이 갑자기 부당한 이유로 작년 4개월간 감금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인기절정을 달리며 보수층을 집결시키던 War Room이 비상이 걸린 것이다. 스티브 배넌으로부터 아무런 지시도 가이드도 없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의 상황.


그때 스티브 배넌이 남긴 이 한마디가 선한 싸움을 이어나가게 했다고 한다. '다음 타자 앞으로!'(Next Man Up!) 선한 싸움은 지속되어야 하기에 프런트라인이 사라지면 그다음 타자가, 그가 사라지면 그다음이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마치 노르망디 작전이 연상되는 이 한마디가 청중의 심금을 울렸고, 작금의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반성경적인 원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큰 힘이 되는 말이라 생각되었다. 돌이켜보면 기독교역사는 저항의 역사다. 개신교도들을 protestant, 즉 저항하는 자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시기 이때만 크리스천이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하나님의 손길이 크리스천을 지키셨고, 그분의 때에 일하셨음을 알고 또 믿는다.


올해 컨퍼런스는 연사들의 이러한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한국과 미국 간의 자유동맹을 넘어 신앙동맹까지 굳건하게 다져진 귀한 시간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차세대 리더를 위한 준비의 장

사 구성에도 약간의 변화를 준 점이 보인다. 대부분이 미국에서 온 연사들로 채워져 있었고, 우리 청소년들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세션을 강조한 것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어리지만 야무지게 통일한국과 자유의 의미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며 패널 토론을 하는 청소년들을 보니 뿌듯했고 온몸으로 워십댄스를 추며 하나님께 경배드리는 다음 세대를 볼 때 부모세대로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학창 시절에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가치를 성경적 원리로 배우고 이해하며 설명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동시에 나의 아이들만큼은 어릴 때부터 바른 가치로 교육하리라 하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된 계기도 되었다. 그 와중에 남편은 패널로 나온 청소년들이 꽤 인상 깊었나 보다. 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검색하며 이제는 심각하게 우리 아이들 교육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기도제목을 나누기도 했다.


- 찬양하고 기도하는 컨퍼런스라니

빌드업코리아가 기독교인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지만, 기독교적 색채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경적 가치 위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가 메인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은 이 현장이 정치 컨퍼런스 같기도 혹은 교회 수련회에 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그게 바로 빌드업코리아의 정체성이다. 심지어 연사의 강연 중간중간 성경을 인용하고 예수님을 주로 인정하는 고백이 나오며, 청중은 아멘으로 화답하기도 한다. 지극히 평범한 한국의 크리스천으로서, 교회가 아닌 컨퍼런스에서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는 찬양을 다 함께 부르고, 워십댄스를 추며 기뻐하고, 통성으로 기도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기쁨과 감사를 느끼면서. 참고로 나의 8살 아들은 아직도 빌드업코리아가 교회 관련 행사인 줄 알고 있다.



빌드업코리아 2025를 통해 내가 받은 메시지


- 다음 세대를 향한 소망을 보다

올해 빌드업코리아 역시 특별했다. 내 평생의 동역자이자 절친인 남편과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함께인 것부터가 축복이다. 물론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 때문에 내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순간도 있었지만 이 또한 배움과 성숙의 과정 아닌가. 이틀간 지속된 컨퍼런스를 통해 아이들도 자연스레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접할 수 있던 것 같다. 9살 큰아이는 다음에는 통역이 없이도 영어를 알아듣고 싶다며 영어공부에 대한 각오를 말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청년들이 올바른 정체성과 국가관을 갖춰가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자리는 의미가 있다. 나에게도 어릴 때부터 이럴 기회가 있었으면이라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맡겨주신 가정과 교회, 그리고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순종하는 마음으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아무리 작은 순종일지라도 성경의 가치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라면 세상의 잣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더하여, 그 가치를 어린 시절부터 배우고 익힌 다음 세대가 굳건히 자라나서, 자유와 진리를 수호하는 이 나라의 리더로 성장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 착하고 신실한 종으로


세상의 가치에 따라 경쟁하며 높이 올라가서 빛나는 것만이 성공적인 삶이라 믿어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말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내가 변화될 기회를 주시고 기다려주셨다. 마태복음 25장에 달란트 비유가 나온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오랜 뒤에 주인과 정산을 하게 되는 것이 대략의 내용이다. 내게 주신 달란트가 얼마나 크든 작든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임을 믿는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얼마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신실하게 최선을 다하는가 하는 순종의 발걸음이다. 악하고 게으른 종이 아닌 착하고 신실한 종이 되기 위한 결단. 빌드업코리아를 통해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겨본다.


성경적 진리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파이터로 믿음의 선한 싸움을 이어갈 것임을, 그런 다음 세대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고 서포트할 것임을 다짐해 본다. 내년 빌드업코리아에서 받을 응답과 변화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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