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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Oct 06. 2021

성경 속 오바댜에게 배우는 크리스천의 직장생활

교회누나가 말하는 크리스천의 직장을 대하는 자세

직장생활은 누구나 힘들다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에, 갈수록 불안해지는 경제상황.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직장에 들어간 기쁨도 잠시 뿐이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업무적성 불일치 등의 이유로 가슴속에 사직서를 품고 사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이에 대해서는 '가슴속에 사직서 하나쯤 품고 있는 그대에게' 글을 참조하시길) 더욱이 세상의 가치관과 대립되는 크리스천의 직장생활은 더욱 고달프기 마련이다. 이런 우리를 두고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중점을 두고 따라가는 크리스천도 있다. 세상은 교묘한 방법으로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망각하게 만들고, 현실에 타협하게 만든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영적 전쟁은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염두에 두면서, 성경 속에서 직장생활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어보자.



오바댜를 아시나요?

구약성서 가운데 하나인 '오바댜(Obadiah)'를 포함하여, 성경에는 오바댜라는 인물이 여럿 나온다. 그러나 오늘 이 글에서 다룰 오바댜는 엘리야 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열왕기상 18장에 언급된다. 개인적으로 성경통독을 하며 최근에 열왕기상과 열왕기하를 읽었지만 기억에 남는 하나님의 사람은 선지자 엘리야와 엘리사 두 사람이다. 그만큼 이적을 많이 행하며 이스라엘의 영적 각성을 이끈 대표적인 선지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바댜란 인물,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주일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아합이 왕궁 맡은 자 오바댜를 불렀으니 이 오바댜는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라

열왕기상 18:3


아합은 기원전 9세기에 살았던 북이스라엘의 7대 왕으로 악한 왕 중에 대표적인 인물(소위 말하는 역대급 악인)이며 바알 신을 숭배하고 선지자들을 박해하였다. 누가 봐도 악질인 아합 왕 밑에서 '왕궁 맡은 자'로 일했던 하나님의 사람 오바댜. 그는 당시 권세 있는 고위 관리직이지만 요즘 말로 표현하면 '악질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장생활'이 녹록할 리 없었을 크리스천이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오바댜, 악한 왕의 큰 신임을 얻다

성경에 하나님을 지극히 경외하던 사람이라고 표현된 오바댜. 그는 왕 밑에서 일하는 고위 관리였다. 게다가 왕의 신임을 얻었기에 사마리아에 가뭄이 심하던 시기, 왕과 단둘이 물의 근원을 찾기 위해 두루 나니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왕의 무한한 신임을 얻던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악한 왕의 눈에도 인정받을 만큼 성실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던 오바댜는 왕비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멸할 때, 선지자 백 명을 굴에 숨기고 음식을 제공하던 일을 하기도 했다. 들키면 직장은 고사하고 목숨까지도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 담대히 결심을 하고 이를 행한 것이다.



내가 오바댜였다면...

악랄한 상사(아합 왕) 밑에서 적성에도 신념에도 맞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끝까지 신앙을 지키며 위험에 처한 동료 크리스천(당시 선지자)을 도와준 오바댜. 그가 없었다면, 그가 숨겨준 100명의 선지자는 물론 당시 위대한 선지자 엘리야의 활약에도 상당한 난관이 있었으리라 예측할 수 있다. 오바댜는 과연 어떤 심정으로 악한 왕 밑에서 일을 했던 것일까?  단순하게 먹고살아야겠어서, 혹은 고위관직이 가져다주는 권력이 좋아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아마 그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시대적 사명을 위해 본인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살며 삶의 기도를 충실히 드리던 신실한 크리스천이었으리라.


부끄럽지만 내가 오바댜였다면, 주저 없이 왕궁을 떠났을 것 같다. 요즘의 논리를 적용한다면, 오바댜에겐 직장을 그만둬야 할 명백한 이유가 차고 넘쳐 보이니까.



오바댜에게 배우는, 직장을 대하는 크리스천의 자세

크리스천은 분명 세상과 구별되지만 세상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또한 신앙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가 목사님 전도사님과 같은 사역자가 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렇듯 평범한 성도로서 살아가는 대다수의 크리스천에게 일과 직업을 갖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며, 앞서 언급했듯이 크리스천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일터는 고된 곳이다. 때로는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직장에서 고난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난과 위기의 순간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하며 때를 기다리는 자세. 오바댜에게서 때를 따르는 그 지혜를 배우고 싶다. 그리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는 구별된 가치를 추구하는 '중심잡기'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그렇게 성실함을 갖춘 지혜로운 사람이었기에 짧지만 성경에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닐까.


약 2800여 년 전 살았던 그의 지혜는 지금의 직장인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 고난과 위기가 찾아올 때, 왜 여기서 일하고 있는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을 때, 그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때를 보는 지혜를 갖춘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아마 그 시간은 충분히 의미 있을 것 같다. 인생은 내가 예상한 것과는 또 다른 국면을 때가 되면 가져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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