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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까만 밤. - 시

by 이호성

겨울하늘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너무 높지도 않고,

헛된 꿈을 꿀 정도로 너무 낮지도 않다.


까만 밤은

목적지를 잃을 정도로 너무 소란하지도 않고,

외로움을 느낄 정도로 너무 고요하지도 않다.


겨울하늘, 까만 밤은

살던 곳을 버릴 정도의 추위로 주변을 얼리지도 않고,

가던 곳을 잊을 정도의 어둠으로 별빛을 삼키지도 않는다.


허나,

유독. 검고 차가웠던 어느 겨울 까만 밤,

친구 한 놈이 그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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