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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리 Mar 07. 2024

성공한 이야기는 늘 빠르고 우리의 성장은 느리다.

꼬질꼬질한 현실을 즐겨야지 뭐 어째.

마케팅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가슴이 벌렁벌렁 한다.


지금 우리 브랜드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열심히 머리를 굴린다. 그러나 2명이서 운영하는 작은 공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깊어진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애초부터 이 상품은 팔 수 없는 물건처럼 느껴진다. 이 브랜드는 시작부터 잘못 꾄 것 같기만 하다. 그렇게 빙그르르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마케팅 책도, 매출을 올려준다는 강의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압축되어 있어서, 몇 시간에서 몇일이면 시작에서 성공까지 거뜬하다. 듣다 보면 우리는 너무 뒤늦고, 우리의 일상은 느리게 흐른다. 섣불리 너무 많은 것을 자세하게 배워버리면 지표들에 눈이 돌아간다. 시작부터 실패한 듯 느껴진다.


여기저기서 ‘이것이야 말로 성공을 향한 지름길이다!'라고 말하지만, 결국엔 각자의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성공의 사후 해석은 아귀가 들어맞는 것들을 정리한 것이니 늘 위풍당당하다. 그들도 그들의 꼬질꼬질함이 있었을 것이다. 압축될 땐 모두들 '그래서 어떻게 성공했는데?'를 궁금해하니, 꼬질꼬질한 시간은 가장 먼저 잘려나갈 것이다.


장사고 브랜딩이고 일단 쌓인 주문을 처리해야 하는 현실은 소소하고 꼬질꼬질하고 분명히 바쁜데 성과는 느리다. 이 꼬질꼬질함을 즐겨야지 뭐 어째.


우리는 언제쯤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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