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왜 나를 구차하게 하는가
지난주는 아이들 어린이집 방학 기간이었다. 그동안은 아이들이 선생님, 친구들과 지낼 동안 나는 수영하고 음식을 만들곤 했다. 그 모든 게 멈췄다. 대신 하루 전체를 아이들이 채웠다.
집에만 있는 애들은 엄마한테 달라붙어서 자기를 재미있게 해달라고 졸라댄다. 그래서 서울 친정집에 갔다. 낯선 문화 공간을 다니고, 친정어머니의 음식과 뒷바라지를 받으며 지냈다.
남편은 그동안 홀로 여행을 다녔다. 당초 그는 2주가량 되는 방학 기간을 각자 반씩 나눠 아이들을 돌보자고 했었다. 아이들을 독점하고 자유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에 대해, 어머니는 갸우뚱 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딸과 손주들을 돌보았다.
짧은 휴가가 그에겐 꽤나 좋았던 모양이다. 오랜만에 만난 남편은 무척 생기발랄한 아저씨가 되어있었다.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 우리의 시골집으로 돌아가 남은 방학을 보냈다. 그동안 나는 시골집과 서울을 오가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빠져나간 일상은 권태로울 정도로 여유로웠다. 밤새 영화를 보고, 친구들도 만나는 생활을 했다.
"애들이랑 있을 때는 애엄마 같더니, 또 혼자 있으니까 그냥 미혼 같네."
어머니의 농담에 고개를 끄덕였다. 본가에 머무는 동안은 어떻게 지낼 거냐고 물으시기에 나의 계획을 설명했다. 대학교 때 동아리 친구들, 그리고 같은 과 출신 친구들을 만날 거라고 했다. 그러다 문득 마음 한쪽에 불편한 감정이 생겼다. 어떤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날은 역시, 친정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던 중이었다. 그때도 나는 서울에서의 일정을 설명하며 어머니께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윗 세대에게 누군가를 설명하는 데에는 직장이나 하는 일을 말하는 게 가장 직관적이다. 그래서 그날도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내 말을 다 들은 어머니가 문득 말했다.
"그중에 네가 제일 떨어지네?"
순간 마음에서 무언가 쿵 떨어졌다.
"뭐가 떨어진다는 거예요?"
연봉 같은 게 차이 난다는, 그저 건조한 사실을 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얼굴이 뜨거워졌다. 웬만한 일은 금세 잊는데 그 대화는 유독 잊히지 않았다.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까 싶었다. 결국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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