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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Oct 19. 2020

[동네 마실] 자전거 방

매일글쓰기 D-49  with conceptzine

내가 사는 곳의 작은 가게들을 좋아한다. 작은 가게들이 유지되기 어려운 요즘 시대에 그 자리에서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단골 가게'가 생기고 난 이후다. 내가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가까운 가게가 있고  그 가게가 믿을만한 곳이라 안심하게 된다면 그 집은 단골이 된다.


이 동네에 산지 벌써 5년째다. 그동안 동네를 돌아다닐 만큼의 여유를 가지지 못했던 터라 동네 전체를 둘러볼 생각 자체를 못했는데 휴직을 하고, 아이들이 슬슬 전면 등교를 시작하니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한번 둘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둘째 자전거를 고치러 자전거 수리점을 갔는데, 자전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잘 고쳐주었던 곳이었다. 싼 가격으로 자전거를 수리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전거를 가지고 그곳을 들어가는 아저씨를 봤다. 아마 인심 후한 자전거 수리점은 우리 동네 자전거를 가진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따뜻한 생각이 들었다.


비록 가게는 좁고, 자전거로 가득 차 있어 기다릴 때 앉아 있을 장소도 없는 곳이지만 아저씨의 성실함으로 자전거가 고장 나면 곧장 달려가는 곳이 되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 가게가 장수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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