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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잘 입고 싶다.

사소하지만 깊은 고민

by 유케이

외모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던 학창 시절 어느 날, 혼자 중얼거렸던 말이 있다 “옷 잘 입고 싶다.” 그 말은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형태를 바꾸어간다 “입을 옷이 없다” “내일 뭐 입지” "옷 어디서 사지" 같이 지극히 사소한 말들로 바뀌어 간다. 사실 고민이라 부르기 어색할 정도로 일상적인 이 말들은, 형태를 바꾸어 옷을 잘 입어야 한다는 본질적인 의미를 돌려서 이야기한다. 패션을 업으로 삼은 지금 이러한 사소한 고민을 넘어, 패션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부터 패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또 다른 의미를 찾고 있는 중이다.


패션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옷은 어디서 사야 해?” “결혼식인데 뭐 입고가지?” “소개팅인데 뭐가 좋을까.” 지극히 사소한 질문을 지나가듯 진지하게도 묻는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 뒤에 정답이 정해져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쇼핑을 함께하면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결과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한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아감에 만족하고 패션에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명쾌한 정답만을 원한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라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과 개인의 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맞고 틀리지 않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아쉬운 건 누군가가 만들어둔 보이지 않는 패션에 대한 허들이 생각보다 높고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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