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드 #AI 디바이드 #신기술 #신세대 #기술이 별거냐
왜 다들 호들갑인가 싶지만 마음 한 켠으로는 두려운 것도 사실!
4차 산업혁명인지 뭔지 모르는 지금도 충분히 잘 살고 있지만, 모르는 분야는 늘어나기만 하고,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개발자도 아닌 내가 따라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긴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야?
키오스크에서 어떤 버튼을 눌러야 주문할 수 있을지 고민한 적이 있는가? 배달 어플로 주문하는 방법을 몰라 가게에 전화를 걸어본 적이 있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는 앞선 기술의 혜택에서 소외된다. 평생 본 적도 없는 화면이 눈앞에서 움직이고, 혼란은 더해진다. 사람에게 말만 하면 되던 일인데 방식이 바뀌니 괜히 심통만 난다. 이거, 나더러 먹지 말라는 거야?
기술을 모르면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세상이 열렸다.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맛집은 급속도로 늘어나지만,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법을 모르면 기계가 있는 맛집에 들어가서는 찬밥 신세다. 키오스크를 써볼 요량이면 멈칫거리고 당황하는 손놀림에 시간은 길어지고 뒷사람들의 한숨 소리에 답답함은 두 배로 커진다.
반면,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이들을 보자. 그들에게 변화된 공간은 숨 쉬듯 함께하는 환경이다. 대면하여 요구사항을 전하는 것보다 기계에 주문과 요청사항을 남기는 편이 훨씬 익숙하다.
스마트폰은 삶의 일부가 되었고, 생각하지 못했던 온갖 서비스들이 휴대폰 속으로 들어왔다. 날씨 정보를 찾아 놀러 갈 날짜와 장소를 정하기도 하고, SNS 상에서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기도 한다. 쇼핑은 온라인이 대세. 심지어 어플을 이용해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쓰던 물건을 팔기도 하고, 동네에서 자전거 타는 법 알려 줄 사람도 구한다.
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지식을 빠르게 쌓을 수 있다. 이 정보력은 자연스럽게 기회의 범위를 넓히고, 소득의 증가로 이어진다.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발전할 방법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격차는 소득, 교육수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디바이드'이다. 디지털 디바이드는 디지털 기술들을 잘 활용하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의 격차로, 여전히 존재하는 3차 산업혁명의 부산물이다.
디지털 디바이드는 팬데믹을 맞아 정점을 찍었다. 비대면 서비스가 성행하고, 백신조차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했다. 디지털 디바이드를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서비스가 이 백신 예약이었다. 백신 우선접종대상인 어르신들은 어플을 깔기는 커녕 컴퓨터로 온라인 예약을 하는 것조차 벅찼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했고, 전국의 어르신들을 전화 예약만으로 감당하기에 어려운 시점이 온 것이다. 정부에서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대리 예약 시스템을 추천했다. 60세 이상 어르신의 자녀들이 부모님의 접종일을 ‘대리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에 놀라워하는 사람은 없었다. 자녀들 도움 없이 스스로 백신 접종을 온라인으로 예약한 어르신이 과연 몇이나 될까?
# 알면 좋을 용어
_디지털 디바이드 (Digital Devide)
디지털이 보편화되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를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혹은 디지털 격차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할머니 유튜버 박막례 님은 키오스크 도전기에서 “우리는 기계 있음 바루 나와 부러”라는 대사로 이를 표현하였다. 노인 세대는 디지털 디바이드에서 기술의 절벽 아래에 있는 세대다. 점점 더 보편화되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는 노인 대상의 디지털 종합역량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실시했던 어르신 디지털교육의 내용은 대중교통 이용하기, 키오스크 이용하기, 스마트 금융거래, 보이스피싱 예방 등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1BzqctRGgaU
기술의 발전이 노인 세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격차는 현재를 사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적용된다. 우리가 디지털 디바이드에 주목하고 공감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도 또 다른 기술의 절벽 아래에 있을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들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인공지능이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경우가 실제로 있다. 성인들과 달리, 지금 시대의 아이들은 유년기 시절을 인공지능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함께 자라난 아이들은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것이 우리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다. 인터넷 검색창에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검색하거나 블루투스 스피커의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이름을 부르며 ‘신나는 노래 틀어줘’라고 주문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세대이다.
이 세대를 AI 네이티브라고 부른다. 이들은 디지털 문화와 함께 자라난 세대와는 또 다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바로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언어다. 인공지능의 세계에서 이 시대의 어린이들은 ‘원주민’, ‘원어민’처럼 신기술을 활용해 표현하고, 소통한다. 유치원에 가면 휴머노이드 로봇 선생님이 불러주는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로봇 선생님과 교감하며 마음을 치유받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다수의 기술과 개념에도 익숙하다. AI를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신기술들은 아이들의 생활 그 자체가 된다. 인메타버스를 예로 들어 보자. 아이들은 마인크래프트로 우리나라의 문화재들을 탐방하며 역사를 공부하기도 하고, 제페토 캐릭터를 꾸며 나만의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한다. 아마, 우리처럼 디지털과 아날로그 세상을 구별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 알면 좋을 용어
_디지털 네이티브, 디지털 이주민, AI 네이티브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는 디지털 원어민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인데, 통상 1980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반면, 이전 세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아날로그적 취향을 완전히 떨치지 못해 이주민으로 전락한다는 의미에서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s)'으로 간주된다. 지금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인공지능에 익숙하다. 디지털 네이티브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대, AI 네이티브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AI 네이티브는 인공지능과 함께 성장한다.
반면, 앞서 노인 세대가 디지털 디바이드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꼈듯, 이제는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 세대들도 생존의 문제를 실감하게 될지 모른다. AI 네이티브로 태어나지 않은 우리는 AI 이주민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설령 우리가 개인적으로는 그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미 세상은 변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서, 노인 세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디지털 디바이드 1.0의 해결책이 노인 디지털 교육이었듯, 우리도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마인드’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인공지능은 단 1명의 사업가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를 만들 수 있다.” 고 말한다. 인공지능을 통해서라면 누구에게나 새로운 기회가 열려있다는 의미이다. AI 네이티브를 이해하고, 이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지 준비하자.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 생각해 보기
_기술의 의미: 이러다 로봇한테 일자리 뺏기는 거 아니야?
이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가의 마인드를 통해, 기술의 의미를 조금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보자.
독일의 암벡에는 지멘스사의 스마트 팩토리가 있다.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도 없던 30년 전, 공장의 투명성, 품질 강화와 생산기간 단축을 위한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을 지향하며 세워진 공장이다. 현재 이 공장에서는 약 1200개에 달하는 제품들이 1초에 1개씩 제조되고, 불량률도 100만 개당 1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멘스는 어떻게 30년도 전에 이러한 기술을 받아들일 생각을 했을까?
지멘스의 디지털 부서 팀장은 한 인터뷰에서 “자동화는 효율을 달성하기 위한 일개 수단일 뿐이다. 진정한 스마트 공장과 일반 공장의 차이는 기계와 인간의 효율적인 협업 플랫폼 유무에서 나타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