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빅데이터 #넷플릭스 #하우스 오브 카드 #돈이 되는 기술의 비밀
요즘 등장하는 신기술의 핵심 키워드는 ‘데이터’다. 문자로 정보를 남긴 것이 인류 문명의 기반이 된 것처럼, 어떤 시점의 특정 활동을 담은 정보인 데이터는 큰 힘을 가진다. 100년을 넘게 간다는 종이에 남기던 기록은 디지털로 서버에 기록되는 방식으로 변했다. 간단하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구글의 회장 에릭 슈미트는 “인류가 문명을 이룬 후 2003년까지 생산했던 만큼의 데이터가 요즘은 불과 2일 만에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대한 빅데이터. 잘 활용하면 대박 성공의 열쇠가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한류 열풍에 참여했다. 우리나라 드라마가 넷플릭스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핑크 슈트를 입은 사람들이 툭하면 사람 죽이는 내용인데, “오겜 봤냐?”가 전 세계인의 인사가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넷플릭스 직원들이 흥행작을 알아보는 안목이 탁월하다는 오해는 잠시 미뤄두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OTT 서비스 넷플릭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철저한 분석 속에서 작품을 선정하고 기획하기 때문이다.
# 알면 좋은 용어
_빅데이터 (Big Data)가 뭐예요?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서 보통 사용하는 통계 소프트웨어로 처리하기 힘든 데이터의 집합
(Data sets (that are) so large and complex that they become awkward to work with using standard statistical software).”
학자들이 설정한 빅데이터의 정의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수집, 공유, 전송, 시각화, 문의, 업데이트와 같은 데이터의 일반적인 작업들조차도 버거워지는 종류의 데이터를 의미한다. 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데이터 세트의 크기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크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빅데이터의 공통적 특징은 데이터의 크기(Volume), 속도(Velocity), 다양성(variety), 정확성(Veracity), 가변성(Variability), 시각화(Visualization)로 표현된다. 방대한 양의 다양한 데이터가 순식간에 실시간으로 모이는 것, 그리고 모인 데이터가 분석할 만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 빅데이터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데이터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빅데이터라 할 수 있어 크기만 크다고 빅데이터라 불릴 수 있는 건 아닌 것이다.
넷플릭스의 성공 신화를 이야기할 때에 빠지지 않는 것이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이다.
넷플릭스는 내부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을 분석했다. 하루 평균 3천만 건의 동영상 재생기록, 400만 건의 이용자 평가, 300만 건의 검색정보, 위치정보, 단말정보까지 아주 상세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때 사람들이 주중과 주말에 시청하는 콘텐츠의 패턴이 가지는 차이나 단일 영상 내의 일시정지, 되감기는 어느 장면에서 실행되었는지까지 분석했다고 한다. 동시에 타 사이트의 콘텐츠도 함께 분석하여 어떤 성격의 콘텐츠가 각각 대형 스크린과 스트리밍 사이트에 어울리는지도 파악하였다. 이렇게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넷플릭스는 자극적이면서 익숙한 스토리라인을 자랑하는 영국의 BBC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리메이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배우와 감독을 선정할 때에도 빅데이터의 활용은 빠지지 않았다. BBC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정보를 추출해 보고, 이들이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한 드라마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콘텐츠를 자주 검색해서 시청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빅데이터로 프로듀싱된 스토리와 배우, 감독의 하모니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세계를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가 나오고 1분기에만 300만 명의 신규가입자를 얻었고, 연 매출은 37억 5000만 달러(2013년)를 기록했다. 이듬해 6월에는 가입자 4400만 명을 달성했는데, 이는 당시 미국의 양대 케이블 방송 및 인터넷 기업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의 가입자 수보다 많은 숫자였다.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 제작이 시작된 지 불과 2~3년 만의 일이었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 또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한류 열풍과 K-드라마 팬층을 바탕으로 수집된 빅데이터는 이미 성공을 가리키고 있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최적의 전략을 도출하고, 이미 차고 넘치게 쌓여가는 정보들 중 어떤 것이 의미 있는 정보인지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신기술들은 모두 이런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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