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함 주의)
작가 체험기_ 책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의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은 조용했던 내 일상에 큰 파동을 일으켰다. 수상으로부터 출간까지 6개월. 반년 남짓한 기간 동안의 '작가 체험'. 이 체험들을 기록해보고 싶다.
실제로 만나고 나서야 편집자님도 인간(?)이라는 안도감이 생겼다. 주고받는 메일에도 일상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때론 느슨하게, 때론 빈번하게 메일은 오고 갔다. 편집자님의 예의 바르고 사려 깊은 마음은 디지털 화면에서도 충분히 느껴졌다. 나는 편집자님께 이 사막을 함께 걸어가는 전우 같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사려 깊은 전우로부터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작품 선정 과정을 조금씩 듣게 되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는 100% 출판사 선택이라고 한다. 브런치가 원하는 기준이라거나, 조금의 심사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어쩌면 여러 출판사가 같은 작품을 동시 선택했을 수도 있었겠는걸요?"
"맞아요. 하지만 개봉 박두했을 때 10개 출판사가 선택한 작품이 서로 다르더라고요."
"출판 시장의 눈이 비슷한 거 같아도, 출판사마다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출판사마다 다르겠지만,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를 선택한 창비 출판사의 경우. 담당 부서 5명이 4,000여 개의 작품 모두를 읽었다고 한다. 1차로는 한 사람마다 800 작품씩 나누어 읽고, 2차에서는 같이 읽고 추리고, 또다시 추려서 최종 선택했다고 한다.
평소 편집자는 최소 2권의 책을 동시에 작업한다고 들었다. 부서를 관리하는 부장이라면 부서 전체의 책을 총괄하니 더 많은 책을 맡고 있을 것이었다. 나는 출판사에서 어느 정도는 제목과 목차만 보고 출품작을 거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분들은 행여 좋은 작품을 놓칠까 모두 읽어보았다고. 이때 눈이 빠지는 줄 알았다고...
이런 얘기를 듣고 나니, 나는 편집자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드리고저 노력에 노력을 더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분연히 주먹을 꽉 쥔다.(저요. 꼭 좋은 글을 써서 편집자님의 시력 상실에 보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