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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화. 첫 프로젝트를 위한 첫 출장 in 멜버른

멜버른 코리안페스티벌 부스 참가 위한 준비

ㅣHello, Xuan! It’s your first project to lead in Australia


출국 3주 전, 법인장님과 줌으로 미팅을 했다. 법인장님은 호주, 나는 한국에 있었다. 5월 말에 있을 멜버른 코리아페스티벌을 이야기하시며 ’아직 아무것도 진행된 사항이 없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슈엔이 한번 리드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미션을 주셨다.


이미 프로젝트를 리딩하고 진행함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업무든 다 거뜬히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But…


제대로 연락이 닿지 않았던 협력 업체(5번 전화하면 1번 받을까 말까), 디자인 출력 업체 리스트도 없어서 일일이 연락을 돌려 견적을 받아야 했고(한국 대기업에서는 보통 연결되어 있는 업체들이 있어서 쉽게 견적을 낼 수 있음) 심지어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해서 제대로 소통이 되고 있는지 답답했다.


현지 법규를 모르기 때문에 부스를 차릴 때 어떠한 서류를 준비하고 제출해야 하는지부터 아직 인사도 못 드린 디스트리뷰터 사장님과 오직 전화로만 물량 준비 부탁을 드렸어야 했다.


페스티벌 당일에 제출해야 했던 필수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프로세스대로 신청폼을 넣었는데, 페스티벌 3일 전까지도 최종 컨펌이 나지 않아 속으로 정말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생각지도 못한 이슈들이 곳곳에서 빵빵 터졌고, 체크리스트를 점검하며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챙겨야 할 것들이 계속 생겼다.


“한국에서 하던 업무는 회사의 프로세스가 뒷받침해줬기 때문에 수월할 수 있었구나…“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멜버른에서 법인 사람들과 다함께 잠깐 들렸던 서점



회사는 회사의 이익을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공동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회사에서는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복지 등으로 직원들을 격려한다.


해외에 나와보니, 상황이 달랐다. 새로 생긴 법인은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리딩해나가며 그 안에 필요한 프로세스와 시스템들은 알아서 세워나가야 했다. 어디에 물어볼 곳도, 이게 맞는지 틀린 지 확인을 해줄 수 있는 곳도 없었다. 꼼꼼함과 의지력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헤쳐나가야 했다.


감사하게도 법인 동료분들이 정말 최고의 콤비였다. 위에 나열한 모든 어려움과 난관 속 한 줄기 빛이었다. ‘일당백’으로써, 서포트가 필요한 부분에서 재고 따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도왔으며 모두들 최고의 목표를 향해서 최선을 다했다.


프로세스,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다.


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고 ‘한 방향’으로 노를 젓는 것. 누구 한 명이라도 힘을 뺀다면 목표했던 방향과는 다른 곳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이번 멜버른 프로젝트를 통해서 원팀스피릿(One team spirit) 느꼈고, 인재의 중요성을 절실히 실감했다.


회사에서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해냈을 뿐인데, 내가 얻은 것은 단순 커리어 한 가지가 아니었다. 새로운 경험, 협업의 중요성, 목표 달성에 대한 성취감,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과정, 그 이상이었다.


짜릿한 성취감과 의지되는 법인 사람들 덕분에 짙게 몰려왔던 향수병이 스멀스멀 사라져 갔다. 이제 호주, 시드니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

03화. 시드니 생활 1개월 차, 슬며시 찾아온 향수병

02화. 호주와 인연이 될 뻔한 순간들

01화. 직장인 7년 차, 호주 주재원으로 발령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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