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아야 하는 사람들

삶의 과정

by 유연구지

인생의 끝은 죽음이겠지.

하지 않으면 죽을 때 후회할 일,

그 일을 찾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나이가 되었네.

사는 동안에 끝난 일이 어디 있겠어.


끝이라고 착각하며

미루어지는 것들이거나 제쳐둔 것이겠지.


심지어 인생의 끝 죽음 그것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존재도

내 인생에선 아직 끝이 아니더라구.

늘 그립고 보고 싶고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죄스럽고.


전업주부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

아이들을 돌보고 남편을 돌보고 이웃과 서로 돌보고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제 삶을 살아가고

나도 한숨 돌릴까 하니

부모님을 돌보아야 할 때가 된 거지.


그나마 그때까지 부모님이 살아계셔 주신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이야.

내 인생의 매뉴얼이 순번대로 진행될 수 있으니까.


나도 노인이 되고 병들고 약해지고

그러나 더 노인이시고 더 병드시고 더 약하신

살아계신 어머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요즘 거기에 꽂혔어.


딸이 가슴 치며 후회하지 않게 기다려주신

엄마.

국가의 제도 도움으로 좋은 요양원에 모시게 된 것도

시절이 허락한 나의 복이고,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엄마의 사라져 가는 기억 끝에 매달려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 고민.


차로 대략 다섯 시간 달려야 갈 수 있는 곳

가까운 곳에 모시고 싶지만 그건 내 욕심 같고

집 근처에 엄마가 다니시던 주간보호센터의 요양원이라

센터장님, 복지사님, 요양보호사님이

딸내미인 나보다 더욱 엄마에 대해 잘 알고 계시니

내가 찾아가는 수밖에.


계절이 바뀌어서

여름수면바지, 얇은 카디건, 면티셔츠 사다가

이름을 수놓아 드려야지.


그런데 말이지

내가 돌보아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삶의 기회요 꿈이요 희망 같은 생각이 들어

힘을 내게 돼.


요양원 옆에 월세라도 얻어서

매일 엄마를 보러 가는 것이 나의 새로운 꿈.

하지 않으면 내가 죽을 때 후회할 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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