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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로 Aug 30. 2017

불면증과 고양이

[우리 고양이 마리 2편] 고양이를 키우면 잠이 잘 온다?

어느 날 인터넷에서 신기한(?) 글을 보았다. 고양이를 키우면 불면증이 사라진다데 그게 정말이냐? 이런 요지의 글이었다.


읭? 고양이랑 잠이랑 무슨 관련이 있대? 나는 어리둥절한 생각이 들었지만 불면증으로 몇 년째 고통받고 있었던 터라 별거 아닌 짧은 그 글이 솔깃하게 다가왔다.라고 쓰고 고양이를 키우기 위한 자기합리화라고 읽는다.


아무튼 그 신기한 썰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잊어버렸었는데, 고양이와 동거하다 보니 그 글이 기억났다.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단 고양이는 잠이 많다. 게다가 야행성이기 때문에 낮에는 많은 시간을 자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고양이가 자는 모습을 가장 많이 본다.


자고 있는 모습 또한 얼마나 예쁜지, 보고 있자면 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근심 걱정 없이 늘어진 팔다리, 세상 아무 생각 없는 나른한 눈동자, 자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신기한 동물이다.


자다가 몸을 부르르 떤다던지, 빙구 미를 뽐내며 이상한 포즈로 나뒹굴고 있는 모습 또한 너무 귀엽다. 그 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따라 하품을 하게 되고,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한다.




그래서인가? 새벽에 잠들지 못해도 전혀 고통스럽지 않다. 악몽을 꾸면서 깨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게 새벽 3시가 되건, 5시가 되건 거실로 나가면 고양이는 조용히 나를 따라 나온다.


무서운 꿈을 꾼 찝찝한 마음이나, 자다 깬 짜증은 곧 행복감으로 바뀐다. 나는 아직도 새벽에 몇 번씩 잠에서 깨지만 그때마다 물 한잔을 마시고 조용히 고양이 눈을 본다. 그리고 장난감도 흔들고 손가락도 물리면서 조금 놀다 보면 다시 졸음이 몰려온다. 그러면 다시 침대로 가서 잠이 든다.


드문드문 이어지는 잠이지만,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다. 고통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것은 정말 한 끗 차이인 듯.


게다가 이젠 정말 밤에 깨는 빈도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너무 잘 자서 가끔 새벽이면 고양이가 내 발끝을 깨물 깨물 한다. 집사 일어나라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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