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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죽다

by 제제

가로수 아래 목을 떨군 참새

길가 풀숲에 잠든 듯이 죽은 길고양이

도로 위, 차에 치여 납작해진 비둘기


길 위에서 죽은 생명들이

죽어서도 죽음이 되지 못한 채

쓰레기가 되어간다


무심한 청소부는 그들의 장의사

쓰레기통은 무덤이 되어

슬퍼하는 이 하나 없이, 그렇게 죽어간다


(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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