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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ping Hands Oct 03. 2023

통장을 스쳐가는 월급, 통장이 ‘텅장’이 되지 않으려면

현명한 재정관리를 위한 팁, 소비와 마음의 관계

<매달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월급>


세계 7대 불가사의 못지않게 매달, 계절마다 일어나는 신비가 있습니다. 바로 월급날이면 잠시 통장을 스치고 지나가는 월급과 작년 이맘때는 도대체 뭘 입었나 싶게 텅 비어있는 것 같은 옷장입니다.    

  

특히 월급은 더 그렇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각종 카드 대금과 대출금을 갚고 나면 어느새 잔고가 바닥을 보입니다. 이 돈을 내가 다 썼을 리 없다며 카드 사용 내역을 살펴보다 보면 ‘과거의 내가 여기저기 참 야무지게도 썼구나’ 하며 어느새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고생한 나를 위해 이 정도는 쓸 수 있지’ 하며 샀던 물건들,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주거비와 생활비, 식비, 교통비, 교육비 등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경기불황과 물가상승>


특히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물가상승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요즘은 개인이나 국가 모두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국 실리콘 뱅크 파산, 스위스 크레딧 파산 위기로 인한 UBS와의 인수합병을 비롯한 금융위기, 세계적인 고물가와 저성장 기조, 고금리 유지로 인한 여파는 우리 삶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에서도 은행 파산에 대한 염려와 함께 무역적자, 개인 채무 증가, 대출금 상환 어려움으로 인한 가계 위기 등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식자재, 각종 세금과 교통 요금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장기적인 재정관리는 고사하고 지금 당장 위기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과 재작년 부동산 급등, 비트코인과 주식 호황에 힘입어 영끌 투자한 사람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재정관리 능력과 재정 사용 습관의 중요성>


이렇게 국내외적인 경제위기라는 외부적 위험요인과 함께 개인의 재정관리 능력, 재정 사용 습관이 상호작용하여 우리의 재정 상태를 결정짓습니다. 이 중에서 국내외적 경기상황은 개인의 힘으로는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신 그 흐름을 잘 읽고 위험성이 큰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피하며 자금이 유입되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처럼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올라타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습니다. 경제 전문 서적이나 관련 기사 등에 관심을 기울이며 세상의 흐름을 익히고 기본적인 경제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반면 개인의 재정관리 능력, 재정 사용 습관 관련해서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돈에 관한 나의 인식과 수입 지출 및 저축에 대한 개념, 소비 패턴, 현재와 미래의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구축하기 위한 재정 자립도와 준비도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수입이 적어서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버는 돈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잘 쓰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항상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이 많다고 꼭 여유롭고 풍족하다고 느끼는 것도, 반대로 돈이 적다고 늘 부족하고 쪼들린다고 느끼는 것도 아닙니다. 주어진 자산 안에서 현명하게 필요한 영역에 계획적으로 지출하고 수입의 일정 비율 이상은 결혼, 주택 구입, 학자금, 은퇴 후 노년을 위한 비용 등 인생의 중요한 시기마다 필요한 자금을 위해 저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와 심리상태의 관계>


돈을 사용하는 습관은 우리의 심리 상태와도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마음이 허전하거나 우울할 때,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과 희열을 느끼기 위해 불필요한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경향이 심할 때는 쇼핑중독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쇼핑이라는 행위 자체에 의존과 내성, 금단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서 일종의 행위중독으로 볼 수 있으며, 강박증이나 충동조절 장애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쇼핑중독의 특징은 구매 행위를 통한 안도감, 가치 있고 중요한 것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얻고 현실적 문제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쇼핑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조증 상태에서도 파괴적이고 충동적이고 감당할 수 없는 과소비, 무리한 투자 및 사업 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조증일 때는 평소보다 자신을 더 대단하고 엄청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인지적 왜곡이 일어나며, 기분이 들뜨기 때문에 충동적 소비에 더 취약해집니다.     

 



반드시 쇼핑중독이나 조증처럼 심각한 수준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때때로 찾아오는 공허함이나 불안감을 해소하고 현실에서 잠시 도피하는 수단으로 충동적이고 불필요한 지출을 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모습은 한때 유행했던 욜로족이나 어차피 집을 사고 큰돈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니 명품이나 좋은 음식, 해외여행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요즘 MZ세대들의 소비성향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경험에 투자하고,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만 충실하고 ‘오늘’의 행복만을 위해 미래의 나를 위한 준비, 안전한 토양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자기 사랑인지 한 번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행복이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건강한 삶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 역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경제적 자립과 준비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건강한 재정관리 습관, 오늘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재정 건전성 위험요소 체크리스트>

1. 수입 대부분을 할부나 대출금을 갚는 데 사용한다.
2. 평소 소비나 지출에 대해 별다른 계획을 하지 않는다.
3. 돈 문제로 주변 사람들과 자주 갈등을 겪는다.
4. 저축, 투자 같은 장기적 재정관리를 하지 않는다.
5. 리볼빙, 마이너스 통장, 카드 돌려막기 등을 하고 있다.
6. 주택 대출금이나 월세를 내기가 어렵다.
7.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충동적으로 산 적이 많다.
8. 구매 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이 많다.
9. 벌이에 비해 씀씀이가 큰 편이다.
10. 얼마를 벌어도 돈이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건강한 재정관리를 위한 습관>

1. 가계부 어플, 은행 앱 등을 활용한 수입과 지출 관리
2.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 사용하기
3. 저축 비용은 사전에 제한 후 남는 비용으로 생활비 쓰기
4. 목돈을 써야 할 때는 미리 계획하고 별도의 통장에 돈 모으기
5. 용도에 따라 저축 통장 만들기(학자금, 결혼자금, 주택자금 등)
6. 다양한 취미, 여가생활로 관심사를 늘리고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 건강 유지하기
7. 쇼핑목록을 작성해 합리적 소비하기
8. 남들은 내가 가진 것에 크게 관심이 없음을 기억하기(과시적 소비 방지)
9. 한 달 수입으로 감당하지 못할 비싼 물건은 사지 않기
10. 카드, 통신비 연체하지 않고 신용 관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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