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람이 좋나요?"

[여행 그때] 인도 2007

by 재주

인도에서는 이런 문구가 적힌 티를 판다.


노 릭샤

노 체인지머니

노 하시시

노 보트

노 실크

노 원루피

노 프러블럼


인도 거리를 걷다보면 하루에 한 번씩은 듣게 되는 말들...


"릭샤 탈래요?

환전 필요해요?

하시시? (이건 은밀하고 작은 목소리로)

보트 타요~ (가끔 한국 말로도 듣는다)

기념품으로 실크 하나 사세요.

원루피만 주세요. (이건 아이들이...)"


이 말들을 모아 여행자용 티셔츠를 만든 것이다. 거리 풍경 자체가 상품이 되는 아이러니, 하지만 해학적인 이 티를 여행자들은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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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도 바라나시에선 '보트'와 '실크' 그리고 '하시시'를 가장 많이 듣게 된다.

가트에 나서는 순간부터 언제든 갠지스강에 나갈 채비가 돼 있는 보트들이 여행자를 부른다.


"마담~ 보트 타세요~"

어떤 때는 '곤니찌와'로 또 어떤 때는 '안녕하세요'로 호객은 시작된다.

이날은 보트를 타기로 맘 먹은 날이어서 적당한 흥정 끝에 한 보트에 올랐다.

해질녘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에서 가트의 풍경을 바라볼 생각이었다.


우리의 보트를 노젓는 이는 젊은 인도 청년이었다.


"갠지스강물이 더럽다고 생각하나요?"


그는 갠지스강 한복판에서 우리에게 물었다. 그러고는 쭈글쭈글한 빈 생수통을 들어 꽃과 쓰레기와 화장한 시신이 지나갔을 강물을 담아 들이마셨다.


갠지스강은 종교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인도인들에게 아주 중요하고 의미있는 강이었지만, 수질로만 따진다면 그리 깨끗하지 못한 강이기도 했다. 강엔 기도를 드릴 때 사용한 꽃과 장식들이 떠다녔고, 가트 한쪽엔 화장터가 있어 가끔 강물 위로 허옇게 불은 시체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는 아마 그런 생각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인도인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강이라는 거 알아요."

"여행자들은 갠지스강이 더럽다고 하지만, 여행자들이 머무는 숙소에서 쓰는 물, 밥 먹는 식당에서 쓰는 물 그것도 다 갠지스강물을 퍼다 쓰는 거죠."


그의 말도 맞았다.


우리는 갈 곳 없는 시선을 노을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새를 보며 달랬다.


"인도가 좋나요?"


그는 다시 물었다.


"네 좋아요. 다시 오고 싶을 만큼 맘에 들어요."

"그럼 인도 사람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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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바가지, 속임수로 유명한 여행지 중 하나이다. 정찰제를 고수하는 현대식 쇼핑몰을 제외하곤 모든 순간에 '흥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느 여행지와 마찬가지로 '여행자 물가'가 따로 존재한다. 그런데 간혹 여행자 물가 치고도 너무 심하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있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여행자들도 있다. 그는 아마 자신의 나라에 씌워진 그런 이미지 때문에 물어봤을 것이다.


내 답은 정해져 있었다.


"당신도 알잖아요. 어디에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모두 존재한다는 것..."


그는 처음으로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 맞아요...... 당신도 이번에 나쁜 인도 사람을 만났다면 다음엔 좋은 인도 사람을 만나게 될 거예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