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플슈룹 Oct 25. 2022

퍼플슈룹이 "슈룹"을 시청한 후..

인정하고 품어주기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했던 시국에 나는 동료와 함께 독립출판물 '이곳에도 봄이 올까요'를 제작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 퇴사했고, 2022년 5월 브런치 작가 되기에 성공했다. 작가에 도전하기 앞서 필명을 정하는데 무척 고민했다.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


퍼플슈룹,

(1) 퍼플 : 내가 좋아하는 색깔

(2) 슈룹 : '우산'의 옛말


아동복지 현장에서 불안한 세상에 둘러싸여 있는 아이들을 지키고, 부모님 이외 믿고 의지할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퍼플슈룹을 필명으로 정하고 글쓰기를 이어 가던 어느 날, tvN에서 김혜수 주연 '슈룹'이라는 드라마 예고를 봤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는 점에 몹시 흥분됐다.


드라마 내용은 예상대로 '지키기'였다. '자식을 지키기'라는 것이 나와 달랐고, '대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점은 같았다. 사실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 싸움인지 모른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혼란스럽고 때로는 지친다.






tvN '슈룹' 3회 장면 중 일부

드라마 '슈룹' 3회에서 중전은 여장하는 아들을 보고 눈물 흘리며 괴로워했다. 또 들통나지 않게 하려고 몸부림쳤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런 모습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드라마 끝에 반전이 있었다. 아들의 힘든 마음을 헤아리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마음고생했을 아들을 진심으로 보듬고 인정하는 모습에 뭉클함이 전해졌다.



사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인정해야 할 대상이 '내 자식이고, 남과 다른 삶을 산다?'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엄마진심 어린 행동과 말은 감동받기 충분했다. 문득 지난날 아이들과 지내면서 '온전한 인정을 해 준 경험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하니 부끄러워졌다.


사람은 나와 가장 가까운 이, 특히 가족에게 온전한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그 인정을 바탕으로 우리는 성장하고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가족을 향한 화살은 대부분 날카롭다. 날카로움상처받고, 이것이 반복되면 깊이 박힌 상처로 인해 서로를 외면하게 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냉철함을 벗어내고 따뜻한 마음과 말을 건네본다어떤 변화가 생길까?

우선 나부터.

매거진의 이전글 반려동물에 관심도 없는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