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를 주변에서 추천하는 사람이 많아서 정주행 하려고 마음먹기만 여러 차례. 귀신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무서워서 못 보기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꼭! 보리라' 마음먹고 있다.
이번 회차도 처음부터 본 것이 아니라 앞에 내용을 모른다. 그러나 내 시선을 잡았던 장면이 있었다.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은 사고를 당했고, 여자는 죽고 남자는 혼수상태였다. 영혼결혼식을 하려는 여자에게 혼수상태에 있던 남자가 찾아왔다. 그런데 결혼을 하게 되면 남자는 죽게 된다. 여자는 이 사실을 알기에 망설였다. 결국 남자를 돌려보냈고 남자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이런 일이 그저 드라마 소재기만 할까?'라고 생각하다 과거에꿈속에서 몸부림치다 현실로 돌아왔던 일이 생각났다.
tvN '호텔 델루나' 캡처 화면
그날도 다른 날과 똑같이 출근준비를 하고 있었다. 평상시 지하철로만 출근하던 내가 그날따라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으로 갔다. 길게 줄 서있는 사람을 보며 지각할까 봐 걱정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멀리서 오는 버스를 보며'저 버스를 반드시 타야 해!'라고 생각했다.
급한 마음을 다독이며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분위기가 이상했다.전부 검은 옷을 입었고, 얼굴이 어두웠다. 이상했지만, '내가 지각을 하냐? 안 하냐?'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 어느덧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특이하게도 새까만 검은버스였다. 처음에 이상함을 느꼈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차례가 돼서 타려는데, 안에 있던 사람이 나를 막아섰다.
"넌 누구냐? 네가 이 버스를 왜 타?"라고 묻는 것이었다.
"왜요? 이 버스 놓치면 지각이에요. 지금까지 지각이란 걸 해 본 적이 없는데 큰일 나요!"
"너는 이 버스를 타면 안 되는 사람이야!"
"무슨 소리예요! 난 꼭 타야 해요. 저지각해요!!"
"넌 아직 탈 때 안 됐어, 더 살다 와!"
"네? 더 살다 오라니요?"
"글쎄, 넌 아니라니까! 비켜, 뒤에 사람들 타야 해"
그렇게 난 버스에서 밀려났고, 버스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버스는 떠나버렸다. 떠난 버스를 보며 "나 지각하면 책임지라고!!" 소리 지르고몸부림쳤다. 얼마 후 눈을 떴는데,온몸에 힘이 빠져있었고 얼굴이 눈물범벅이었다. 정말 현실 같았다.
지인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버스 타면 죽는 거였네! 꿈속에서 그런 버스 타면 절대 안 돼!"라고말했다.정말 그 버스를 타면 죽었을까? 그렇다면아찔한 일이긴 한데.. 버스에서 나보고 "더 살다 와!"라고 말했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선명하다.
왠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느낌이랄까?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더 살라고 했으니 자~알 살아야 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