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무모하다'였다. 출연진이 전문 산악인도 아니고, 평상시 산을 잘 타던 사람도 아닌데,'무모한 도전을 하는 이유가 뭘까?', '기획 의도는 대체 뭘까?' 궁금했다.
아마추어 등반인이 정복할 수 있는 최고봉 킬리만자로! 여기 4명의 청춘들이 도전장을 냈다! 초보 산꾼이지만 의욕만큼은 찐심인 이들에게 킬리만자로는 과연, 정상을 허락해 줄 것인가? 열정만큼은 프로산악러인 청춘들의 로망 도전기가 지금 시작된다. (tvN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
'내 생각이 모자랐구나..'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큰 기획 의도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의욕만 앞선 초보 등반러의 준비과정을 따라가 보니 그들의 감정, 생각, 도전, 방송국 사람들의 마음과 프로그램 의미를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두려운 마음이 엄습하고, 수없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와도 그들(출연진, 방송국 스텝)은 서로 손잡아 주고 격려하며 각자의 정상을 향해, 그러나 함께 발맞춰 킬리만자로 해발 5,895m 우후루 피크를 밟았다.
'과연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도전이다. 죽을 것 같이 위태로운 고비를 넘기면서까지 도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은 살면서 킬리만자로를 오르지 않더라도 죽을 만큼 열심히, 진심으로 무언가를 해내는 경험을 한다.
물론 나에게도 몇 번 있었다. 대학 다니면서 관광통역안내원(일본어) 자격증 준비를 할 때였다. 국가고시는 아니었지만, 바늘구멍 같은 합격률을 뚫기 위해 밤낮으로 죽어라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공부했으면 서울대 갔겠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잠 줄여가며 열심히 했다. '이러다 죽겠는데'라고 생각할 정도로 원 없이 공부했던 25살은 내 인생 가장 후회 없는 순간이다.
대학원 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졸업 논문 쓸 때가 가장 고난이었지만, 체감상 자격증 준비할 때만큼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계속 도전하는 무수한시간, 여러 사람과 벌였던 신경전 등 최고로 예민해서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도 '죽도록 노력했던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함'을 알기에 그렇게 억울하지 않다.
인생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제대로 일어서 보지도 못하는 사람의 비극이 진짜 비극이다.
- 아넬드 베넷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겼던 2022년에게 아듀를 외쳐본다.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되는 2023년을 온몸으로 맞이할 준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