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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슈룹 Dec 21. 2022

플로깅

'지구청소자들' 리뷰

내 기억 속 우리 엄마는 다른 사람을 잘 돕는 사람이었다. 내가 6학년 때 고아원에서 다니던 같은 반 친구를 자주 불러 옷, 양말, 학용품 등 가득 챙겨줬던 기억이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어려운 일을 겪는 이웃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도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외할머니가 그러셨다고 한다. 역시 부모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 뭐, 나는 엄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꿈틀거리는 마음은 늘 품고 살았다.






오랜 시 꿈틀대기만 했던 무엇인가를 실천할 수 있게 된 2017년, 지역아동센터 근무하면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어린이봉사단을 만들었다. 먼저,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다. 


2017년 자원봉사활동 모습 중 일부

지금은 '플로깅'이란 이름으로 쓰레기 줍는 활동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2017년 당시 긍정적인 시선 보다 '굳이 아이들에게 저런 일을 시키지?'라는 부정적 시선이 먼저였다. 물론 좋은 취지라며 찬성하는 부모도 있었지만, 분명 반대도 있었다. 가뜩이나 지역아동센터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것으로 이미지 실추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런데도 꾸준하게 진행했다. 왜냐하면,



"동네에 담배꽁초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를 왜 버리는 거죠?"

"쓰레기통이 있는데 왜 바닥에 버리죠?"

"저는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말아야겠어요"


아이들의 변화를 느꼈기 때문이다. 봉사단을  만들기 전 함께 논의했고, 할 수 있는 활동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조끼를 입는 것도, 쓰레기를 줍는 것도 불편해하는 어린이가 있었다. 이해했다. 그래서 강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이들 대부분이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 그런데 후회가 된다. 결국 내가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보이지 않았던 그 무엇인가를.






최근 tvN에서 '지구청소자들'이란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플로깅'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니 반가운 마음에 시청하게 됐다. 전 세계가 지구를 걱정한다. 그래서 지구인들은 다양한 노력을 다. 나도 쓰레기 배출을 가급적 적게 하고, 철저한 분리배출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굴하지 않고 실천한다.


tvN 지구청소자들 화면 캡처


영상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초등학교에서 '플로깅'을 주도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꽤 멋있어 보였다. 어떠한 계기로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모두가 훌륭해 보였다. 부러워하며 넋 놓고 보다 문득 부끄러웠던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나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마음은 따뜻하게, 행동은 자신 있고 당당하자"라고 자주 말했다. 그러나 과거의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아 마음이 뜨겁다. 다시금 다짐한다.


'과거와 같은 내가 되지 않겠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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