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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슈룹 Jan 07. 2023

아이 앞에서 울면 안 되나요?

진심의 눈물이랍니다.

28년째 접어든 직장생활...

15년을 성인과 일했다.

그리고 13년째 아동(아동복지법에 따라 만 18세 미만)과 함께했다.


성인과 함께 일할 때는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기도 했지만, 옳고 그름을 따지며 행동했다. 옳지 않은 일이라면 맞서 싸웠고, 잘못된 일은 고치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다른 내가 돼야 했다. 전환이 빨리 되지 않아서 매우 괴로웠다. 정말 나는 너무 잘하고 싶은데, 아이들이 따라와 주지 않아서 많이 울었다.


2009년, 어린이집에 근무를 시작했다. 처음 맡은 연령은 7세. 아이들은 해맑게 웃고 떠들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눈물이 났다. 재빠르게 등을 돌렸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 바빴다. 일순간 조용해진 교실. 아이들은 내 등을 보고 있었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것 같았다.


"선생님, 울어요?"

"어, 눈에 뭐가 들어갔어. 미안해."


아이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위로해 줬다. 처음에 아이들과 교감이 잘되지 않았을 때, '이 녀석들은 말도 안 듣고 멋대로야'라고 생각했다.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지. 어리석게도 말이다.




2013년, 지역아동센터로 이직하고 눈물 흘리는 날은 더 많았다.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서 오랜 시간 힘들었던 아이를 생각하며 울고, 가정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를 구해내는 과정에서 울고, 학부모님의 기구한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울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기관, 어른과 싸웠다. 더없이 많은 일이 있었고 눈물로 보내는 날이 수두룩했다.


눈물 마를 날 없는 나에게 어떤 이는 말했다. "아이들 앞에서 자꾸 울면 안 돼! 약해 보이잖아, 지는 거야"

물론 상황에 따라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모르는 것이 있다.


'어린이와 마음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값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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