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나베의 계절
정말 오랜만의 캠핑이었다. 지난봄에 한번 간 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가는 캠핑. 몇 주 전에 잡아둔 날짜인데, 일정이 임박해서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예정되어 있었다. 확률을 보니 100% 우중캠핑 당첨. 그렇다면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에 뭘 먹으면 좋을까 생각했다. 역시 따끈한 국물이 떠올랐고, 따뜻한 술도 곁들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레시피를 떠올리다가 정한 '모츠나베'. 대창이 아닌 돼지막창을 활용해서 만들어보기로 했다.
*재료: 두부 반모, 양배추 많이(냄비의 1/3 이상 찰 정도), 부추, 막창 400g, 시치미
*육수 재료: 물 1L, 코인육수 1알, 맛술 2T, 알룰로스 1T, 간장 2T, 쯔유 2T, 생강파우더 1/2~1t, 혼다시 1/2t
- 육수 재료를 모두 잘 섞어 준비한다
- 냄비에 양배추를 깔고, 적당하게 자른 두부 반모와 부추, 막창을 올려준다
- 생막창이라면 한번 데쳐서 사용한다. 데칠 때 청주 등을 넣어 잡내를 제거하면 좋다
- 준비한 육수를 모두 부어주고 끓인다
- 덜어 먹을 때 기호에 맞게 시치미를 뿌려 섞어먹으면 조금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온사케를 곁들여 먹었던 우중캠핑의 저녁 메뉴. 이런 메뉴를 캠핑장에서 해먹은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다. 위에 기록한 레시피보다 생강파우더를 좀 많이 넣어서 지나치게 강렬했지만, 시치미를 뿌려 먹으니 중화되어 괜찮았다. 도란도란 모여 앉아 따스한 사케 홀짝이며 조금씩 떠먹었던 나베, 비가 그치지 않았던 그 밤이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다음날 점심은 마라샹궈! 은근히 캠핑 가서 해 먹기 좋은 메뉴이다. 시판 마라샹궈 소스를 활용하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물론 그 소스만 넣으면 맛의 바디감이랄까 그런 것이 부족하긴 하지만 말이다. 간을 굴소스+간장이나 참치진국으로 맞추고 마라샹궈 소스를 살짝 첨가하는 느낌으로 만들면 맵기 조절도 가능하고 맛의 바디감이 생긴다. 그리고 비밀의(?) 킥은 땅콩소스. 여러 종류의 땅콩소스가 있지만 중국식 땅콩소스를 넣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린다.
아무튼, 겨울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돼지런히 캠핑을 즐겨야겠다고 다짐하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