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탓일까? 단지 내 개인적인 문제인가?
가슴속 깊은 용암은 차마 건드려 말하지 못하니까, 용암을 덮은 꽃동산과 나뭇잎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 같은.
그런데 무난한 이야기만 하려면 왜 이야기를 하지? 싶은 것이다.
이 시대 이 사회 -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려나? - 말과 글들에서 늘 받는 느낌이다. 이게 문화인 거 같아서, 벗어나면 큰 일이라도 날 거 같은 기분에 나 또한 그 안에 늘 속박된다.
그러면서 자주 말하고 싶지 않아 진다. 자기를 좀 해방하면서 현실에는 희소한 자유를 숨 쉬는 것이 예술의 기능이라고 할 때, 이러한 해방을 애써 피해 가면서 무얼 말할 것인가?
영화 <노비엠브레>를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그냥 그런 거지, 다 뭐 그런 거지, 하며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모종의 분위기를 찢어버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대로 돌려 말하기만 하다가는 죽어 한이 쌓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