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한갓 작고 창백하게
달싹이는 입술
이 하얀 화재에
스며들지 않는다
모른 척 걷는다
서성이며 혼자 음 이탈한다
언젠간 마음이 돌아오려나
실로폰 짧게 튀는 관절에 얹혀?
폭풍이 오기 전엔
겹겹의 포근한 바람이 분다
수만 가닥 지푸라기의 요람
기다린다
기다래서 결코
끝나지 않을 노래를
내게는 생략된 세계를 타인들이 입고 있듯이.
나 또한 누구들에게는 요긴한 생략이듯이.
모순으로 지어지고 운행되는 지구가 다른 행성들에 그러하듯.
고로
아쉽지 않은 충만이란 없다.
우리가 발을 넣지 않고 건너뛰는 웅덩이들에
비밀 비밀 속살속살
빗방울들이 내려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