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8. Vou Festejar
진작부터 포Pau의 선생님들과 서신을 주고받고 싶었는데, 몇 년 만이라 그런지 이전 메일주소로부터는 반송처리가 되었다. 마리 크리스틴에게서는 답장이 왔고 그녀가 나탈리에게 연결시켜 주었다. 오늘 일어나보니 나탈리의 답장이 그 새 도착해 있었다. ‘너, 나 기억하니?’로 시작하는 글이었다.
오늘 여기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짧다. 사찰요리 강좌 가기 전 40여 분. 넥워머와 손 토시로 무장한 채, 해 넘어간 테라스에 앉아 있다.
그동안의 메뉴란 아메리카노 아니면 밀크티 정도였는데, 오늘에서야 다양한 음료를 시도할 마음을 품게 되었다. 화이트 커피 초콜릿이라는 풍성한 메뉴를 시켰다. 위에 얹힌 크림을 먹고 입술을 핥는다.
크리미하고 다디단 커피를 마시고 나자 이번엔 씁쓸한 아메리카노로 입가심을 하고 싶어진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눈앞의 풍경은 흐릿해진다. 그것을 묘사할 마음이라곤 나지 않는다.
어제는 이상한 날이었다.
어제 아침, 컴퓨터를 켜서 자동재생을 하자 첫 번째 음악으로 Beth Carvalho의 Vou festejar가 흘러나왔다. 이 노래를 첨 듣는 것도 아닌데 문득 눈물이 났다. 마치, 누군가를 천국으로 보내는 합창 같았다. 누군가를 그가 온 곳으로 잘 가라 돌려보내는 것 같은 노래를 듣자, 나 또한 그곳을 그리워하는 느낌이 사무쳐 왈칵했다. Beth의 목소리가 그러했다.
어제는 바람이 꽤 불어서는, 창문을 열자 풍경이 마구 흔들렸다. 창문 아래로 아파트의 작은 정원의 잎들이 온통 붉어져 있었다. 달아맨 풍경의 소리는 "어서, 어서 떠나."라고 날 떠밀었다. 점심 먹을 사이도 없이 고택으로 낙엽을 전송하러 갔다. 가면서 이어폰으로 이 곡을 듣고 또 듣고......
하늘엔 봉황 모양의 구름이 가볍고도 힘차게 날고 있었다. 심정이 풍만해지자, 쌀쌀한 바람이나 일교차엔 이제 면역이 생겼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돌아오는 지하철에선 지난달 내 주제곡으로 있어 주었던 피아졸라의 Invierno Porteno를 들으며,
반도네온과 바이올린의 세찬 향연을 몸에 칭칭 감으며, '겨울이여, 올 테면 와라' 하는 패기 찬 상태가 되었다.
귀가 후 느닷없이 빈방이 을씨년스러워졌다. 누군가가 어둠 속에 스며든 것처럼. 샤워 후 발치 난로를 켜고 있다, 속보를 읽었다. 모두들 마왕 신해철의 죽음을 애도했다.
다시금 Vou festeja를 듣고 싶어져 몇 번이고 재생했다. 넘쳐나는 애도를 가만히 보니, 애도는 남은 이들이 정작 자신에게 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삶의 노예로 참고 비굴하게 견뎌온 나날들과 그래야 할 시간들에.
죽고 나면, 남은 사람들이 축제를 열어주게 되는 그런 사람으로 살면 행복하겠다.
함께 전송하는 축제. 축제를 열자! vou festejar! 아마도 이 곡, 11월 내내 듣게 되겠지? Au revoir. A de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