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것을 나만 알고 간직하는 것
또 무대 가운데 설치된 여러 개의 패널은, 펼쳐지면 초록색 풀밭으로 변하여 바람에 펄럭이다가, 다시 사각으로 조립되면 카미유의 아틀리에로 기능하기도 했다.
이 아틀리에에서 카미유가(실제로는 카미유 역할의 인형이) 조각상을 빚는 장면에선, 여배우가 자신의 등을 드러내어 조각상 오브제 역할을 했다. 인형이 인간의 역할을,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이 조형물 역할을 하는 이 뒤바뀐 광경이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여배우가 드러낸 등의 잔 근육은 마치 살아 있는 조각처럼 보이기도 했다.
극의 음향으로는, 비통한 허밍과 드라마틱한 멜로디의 노래 그리고 첼로의 선율이 가로질러 갔다. 이번 해에는 첼로 라이브가 트렌드인가 싶다. 어제 벨기에 극에서도 그러했다. 첼로의 음은 마리오네트 극과 잘 어우러지며 고스란히 심혼을 건드린다.
-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중에서
책 속에서, 관극 장면들 중 인상적인 부분들은 약간씩 묘사했다.
레 장주 오 플라퐁 Les Anges au Plafond(천장 속의 천사들) 극단의 ‘레 맹 드 카미유 Les mains de Camille'(카미유의 손), 이 작품은 선보이자마자 폭발적 갈채를 받았고, 이 극단은 이후의 축제에도 다수 작품이 초대받았다.
어쩌다 내가 운 좋게도 인형극이라고 하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알게 된 것이 흐뭇하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고통스러운 일 중 하나는, 가장 좋은 것을 나만 알고 간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써야만 했다.
한국 최초의 인형극 에세이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텀블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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