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메모는 여기에.
라고 적힌 메모장을 연다.
쓰다 보면 어떤 메모도 간단해지길 원하지 않는다. 하여, 손의 의지가 아니라 메모되고 싶은 것의 의지를 따라간다.
이 정처 없이 긴 삶의 단 하루만이라도, 오갈 데 없던 감정들에게, 빗줄기를 피할 오두막을 지어 주고 싶다. 왜 간단하지 못할 테냐고, 험하게 몰아붙이던 빗줄기가 닿지 않게끔.
꿰지 못하는 빗줄기를 바늘 삼아, 긴 이야기가 울며 돌아다니고 있다. 비에도 귀가 있다면. 비에도 귀가 있다면!
저는 어디에도 앉지 못하는 인형입니다. 바닥에 닿아 구르거나 녹을 수 있는 빗줄기 눈송이가 부럽습니다.
먼 옛날 누가 인형의 입을 드르륵, 세게 박았습니다. 이제 인형은 제 손으로 실밥을 뜯어냅니다.
그 인형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축제 한복판에서 만나는 내 속의 인형 이야기...... 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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