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by Henry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질문하는 작가다.
그의 소설은 답을 주기보다 시선을 바꾼다.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생명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베르베르는 과학과 철학, 상상력을 결합한다.
그의 문장은 설명적이지만, 질문은 인간 존재의 본질로 향한다.
<개미>는 출발점이자 선언문이다.

이 소설은 두 개의 세계를 교차시킨다.

하나는 인간의 세계다.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실종과 죽음 그리고 지하실의 미스터리다.

다른 하나는 개미의 세계다.
계급이 명확하고 임무가 분명하며 전체를 위해 개체가 존재하는 사회다.
정찰개미, 병정개미, 여왕개미는 질문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행한다.

이 두 세계는 평행선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질문으로 만난다.
“어느 쪽이 더 고등한 문명인가.”

<개미>는 추리소설처럼 시작해 과학 다큐멘터리를 거쳐 철학적 우화로 끝난다.

베르베르는 인간을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는다.
대신 인간을 수많은 생명체 중 하나로 내려놓는다.
순간 인간의 문명은 낯설어지고 개미의 질서는 오히려 합리적으로 보인다.

이 소설의 긴장감은 사건이 아니라 비교에서 나온다.
인간은 자유롭지만 혼란스럽고
개미는 통제되었지만 효율적이다.

베르베르는 판단하지 않는다.
그는 질문만 남긴다.

<개미》'>에서 개인은 중요하지 않다.
의미를 갖는 것은 항'집단이다.
개체는 교체 가능하고 목표는 지속된다.

에밀 뒤르켐의 ‘사회적 사실’은 개미 사회에서 극단적으로 구현된다.
규범은 외부에서 강제되며 개인은 이를 내면화하지 않는다.
그저 따른다.

전체주의의 유혹이 읽힌다.
완벽한 효율은 질문의 부재 위에서만 가능하다.
이 소설은 “질문하지 않는 사회는 과연 이상적인가”를 묻는다.

개미는 개체가 아니라 종 단위로 진화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개인주의는 진화의 예외처럼 보인다.

<개미>는 인간 문명을 상대화함으로써 우리가 너무 쉽게 당연하다고 믿어온 인간다움을 흔드는 소설이다.

Henry



이전 18화위화(余華) <허삼관 매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