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람을 성장시키는 방식
루이자 메이 올컷은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이 극도로 제한되던 시대에 성장과 자율을 동시에 사유한 작가였다.
그녀는 교훈을 설교하지 않았고
이상적인 인간상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대신 삶의 과정 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조금씩 달라지는지를
조용히 관찰했다.
<작은 아씨들>은
여성 소설로 분류되지만
실은 성장에 관한 보편적 기록이다.
올컷은 사랑을 낭만의 언어가 아니라
책임과 선택의 언어로 다루며
성숙이란 감정의 크기가 아니라
관계의 깊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는 같은 집에서 자라지만
각기 다른 욕망과 기질을 지닌다.
부유하지 않은 가정,
전쟁으로 부재한 아버지
그리고 일상 속의 사소한 결핍들은
이들에게 성장의 조건이 된다.
메그는 체면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고
조는 자유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베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다
자기 삶을 조용히 소진하고
에이미는 욕망을 다듬으며
자기 위치를 배워간다.
이 소설에는
극적인 사건보다
성격이 다듬어지는 순간들이 더 많다.
그 순간들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 방향을 결정한다.
<작은 아씨들>에서 사랑은
인물을 극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
사랑은 이미 존재하던 성향을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조의 독립심은
사랑 앞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메그의 현실감각은
결혼 이후에도 유지된다.
이 소설이 건강한 이유는
사랑이 개인의 정체성을
대체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컷은 말한다.
성장은
자신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 점에서 <작은 아씨들>은
이상화된 여성상보다
현실적인 인간상을 제시한다.
이 작품에서 성숙은
조급하게 도달하는 목표가 아니다.
실수하고, 부끄러워하고,
후회하며 다시 선택하는 과정 자체다.
성숙은
감정을 억누르는 능력이 아니라
감정을 다룰 줄 아는 태도다.
네 자매는 각기 다른 속도로
그런 태도에 도달한다.
에릭슨은 성경발달이론을 통해
친밀감은 정체성이 형성된 이후에 가능하다고 보았다.
<작은 아씨들>의 인물들은
자아를 확립하는 과정을 먼저 통과한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의존이 아니라 동행에 가깝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덕은
단번에 획득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선택 속에서
습관처럼 형성된다.
올컷의 인물들은
그런 덕의 시간을 살아간다.
이 소설은
자율적인 여성과
관계 속의 여성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숙은 고립이 아니라
균형의 문제다.
<작은 아씨들>은
사랑이 사람을 바꾸는 힘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를 완성하도록
조용히 도와주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가장 온화한 성장 서사다.
Hen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