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녀석이 과체중이다.
첫째는 너무 안 먹어서 걱정이고 둘째 녀석은 너무 먹어서 걱정이다.
둘째 녀석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서 뼈나이가 또래에 비해 빠르다고 한다. 뼈나이가 빠르면 성장판이 빨리 닫히고, 남성호르몬이 나오는 그런 비슷한 효과가 생긴다고 하다. 즉 2차 성징, 사춘기가 오는 비슷한 증상이 몸에서 일어난다는 말이다. 내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의사 선생님의 요는 그러했으며, 간식을 줄이고, 운동을 해서 살을 빼야 한단다.
운동을 해서 살을 빼야 한다면, 유산소 운동인데 뭘 해야 할까?
둘째 녀석이 축구와 수영을 다니고는 있지만, 둘 다 그냥 친구들 가니까 다니는 거고,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이니 운동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부족하다. 그럼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이 있는데 뭘 시켜야 할까?
안 그래도, 장모님님이 내게 자주 하는 말씀이 있다.
<아범이 달리기를 좋아하니, 아이들이랑 같이 뛰면 아이들 운동도 되고 좋을 것 같아>
이다.
장모님....
내가 그걸 모를까?
내가 그걸 모를까?
내가 그걸 모를까?
입 밖으로는 차마 꺼내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장모님 지인분이 3대가 같이 온 가족이 러닝도 하고 마라톤 대회도 나간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나도 그러고 싶다. 문제는 아이들을 뛰게 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본인이 달리기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는 뛰면서 음악도 듣고, 러닝 앱으로 거리랑 심박수랑 이것저것 측정도 하고, 때로는 러닝 용품 구매 등 여러 가지로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는 동기부여를 해줄 만한 게 별로 없다. 실제로 여러 번 아이들이랑 뛰려고 노력해 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천천히 뛰어야 오래 뛸 수 있다고 백만 번 얘기해도 아이들은 전력질주 몇 십미터하고 숨을 헐떡이며 그만 뛰고 싶다고 말한다. 아... 어쩌면 좋을까?
아무리 달리기가 좋은 운동이라 한들 본인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달리기 대안으로 줄넘기도 생각해 봤는데, 줄넘기도 좀 비슷하다. 200-300개 정도는 해야 운동이 될 텐데, 100번 정도 하면 또 힘들다고 그만한다.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면 되겠지만,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아이들이 내 맘대로 움직여 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선수를 바라보는 코치의 마음이 이런 걸까? 선수는 하려는 의지라도 있지.... ㅎㅎ
일단은 자전거로 운동을 한다고 해서 자전거를 타라고 했는데, 과연 자전거를 몇 분이나 타야 운동 효과가 있을지,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는 일이 학교와 학원까지 다니는 아이에게 효율적인 운동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 집이 12층인데,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와 같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를 하고 있는데 운동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하는 것 보다야 나으니까 일단 하고는 있다.
나도, 아이와 뛰고 싶다. 대회도 나가고 싶고, 같이 완주 메달도 받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나, 가족들이 나가는 그런 대회도 있던데, 나도 한 번 나가 보고 싶다.
나 달리는 것도 힘든데, 아이들까지 달리게 하는 분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아무튼 기회가 되는대로 계속 시도는 해 볼 예정이다.
타인을 뛰게 하는 일.
정말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