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부력: 보드가 물에 뜨는 당연하고도 신비한 이유

2장. 보드와 몸, 물체와 물의 밀당

by henrysurf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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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서핑보드가 등장합니다.

"저 무거운 보드가 어떻게 물 위에 뜰까? (부력의 비밀)"

"왜 패들링을 세게 해도 파도가 안 잡힐까? (저항과 추진력)"

"보드 뒤에 달린 지느러미(핀)는 무슨 일을 할까?"

이제 서퍼의 몸과 보드가 물리 법칙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서핑의 시작은 보드 위에 엎드리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이 바로 부력입니다.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뛰쳐나오며 외쳤던 그 "유레카!"가 서핑보드에도 그대로 녹아있죠. 보드는 '물'을 밀어낸 만큼 대접받는다. 부력의 핵심은 '밀어낸 물의 무게'입니다. 여러분이 보드 위에 엎드리면, 보드는 자신의 부피만큼 바닷물을 옆으로 밀어냅니다. 이때 밀려난 바닷물은 원래 자기가 있던 자리를 되찾으려고 보드를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리죠. 만원 지하철을 떠올려 보세요.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면 주변 사람들이 "좁아! 나가!" 하며 여러분을 밀쳐내죠? 보드가 물속으로 들어가려 할 때, 물 분자들이 "내 자리 내놔!" 하며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 바로 부력입니다.


Q1. 왜 롱보드가 숏보드보다 잘 뜰까? (부피의 마법)

초보 서퍼들이 롱보드로 시작하는 이유는 단순히 길어서가 아닙니다. 롱보드는 숏보드보다 훨씬 '뚱뚱'하고 '큽니다'. 즉, 물속에 잠겼을 때 밀어내는 물의 양(부피)이 훨씬 많습니다. 물속에서 쫓겨난 물의 양이 많을수록 위로 밀어 올리는 '복수'의 힘(부력)도 커지기 때문에, 롱보드는 덩치 큰 성인이 올라타도 둥실둥실 잘 뜨는 것입니다.


Q2. "왜 내 보드는 가라앉을까?"

패들링을 할 때 보드가 유독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보드의 '부력 중심'을 벗어났기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은 보드의 전체 부피를 골고루 밀어 올리려 하는데, 서퍼의 몸무게가 한쪽(너무 앞이나 뒤)에 쏠리면 보드는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처박히게 됩니다. 이것을 서퍼들은 '노즈 다이빙' 혹은 '테일 드래그'라고 부르죠.


*테일 드래그(Tail Drag): 보드가 엉덩이 뒤로 가라앉는 현상

보드 위에서 너무 뒤쪽에 엎드리면 발생합니다. 부력은 보드 중간을 밀어 올리려는데, 내 무게는 뒤쪽(테일)을 누르고 있습니다. 보드가 뒤로 기울어지면서 꼬리 부분이 물속 깊숙이 잠깁니다. 보드 꼬리가 물을 질질 끌고 가면서 엄청난 저항을 만듭니다. 아무리 팔을 저어도 브레이크를 밟은 채 액셀을 밟는 자동차처럼 앞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노즈 다이빙(Nose Diving): 보드 앞코가 물속으로 처박히는 현상

반대로 너무 앞쪽에 엎드리면 발생합니다. 무게 중심이 부력 중심보다 너무 앞에 가 있습니다. 패들링을 시작하거나 파도를 잡으려는 순간, 보드 앞머리(노즈)가 물속으로 파고듭니다. 그대로 고꾸라지며 이른바 '잭나이프' 현상이 일어나 물을 먹게 됩니다.


서퍼를 위한 팁> 부력은 공짜로 주어지는 힘이 아닙니다. 보드가 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밀어내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보드와 수면이 평행을 이룰 때, 여러분은 아르키메데스가 선물한 가장 강력한 부력을 등에 업고 패들링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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