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단단해 보이는 사람도, 늘 괜찮아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에서는 수없이 흔들린다. 다만 그 흔들림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만 다를 뿐이다. 어떤 날은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기울고, 어떤 날은 이유도 모른 채 스스로가 작아지는 순간을 마주한다. 그럴 때 우리는 자주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의심한다.
흔들리는 순간의 나는 늘 부족해 보인다. 선택을 잘못한 것 같고,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모두 헛수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고, 애써 지켜온 마음마저 부끄러워진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그 순간에 가장 날카로운 말로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왜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하니”, “또 이러고 말았네” 같은 말들이 마음속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흔들린다는 건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렇지 않다면 흔들리지도 않는다. 기대가 있고, 지키고 싶은 것이 있으니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러니 흔들림은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고 애쓰고 있다는 증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순간에 가장 필요한 건 누군가의 판단이 아니라 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일이다. 세상은 쉽게 평가하고, 결과로만 나를 부른다. 하지만 내가 나를 외면해 버리면, 기댈 곳은 더 이상 남지 않는다. 넘어질 수는 있어도, 나를 밀어 넘어뜨리는 사람이 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늘 완벽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선택은 흔들렸고, 마음은 자주 갈팡질팡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왔다. 포기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며, 하루하루를 건너왔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내 편이 될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흔들리는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나의 편이다. 잘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잘해보려 애쓰고 있기 때문에. 강해서가 아니라, 약한 채로도 버텨내고 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조금 서툴고 불안해 보여도,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세상 모두가 등을 돌린 것처럼 느껴지는 날에도, 적어도 나만큼은 나를 믿어주었으면 한다. 괜찮다고 말해주지 못하더라도, 괜찮아질 때까지 곁에 있어주자. 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놓지 않는 것, 그것이 결국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