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달가능미와 추구미로 알아본 기업 PR의 역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수가 있다. 바로 그룹 어반자카파의 멤버이자 ‘조현아의 목요일밤’이라는 콤텐츠로 예능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가수 조현아 씨다. 조현아 씨가 데뷔 후 처음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발매한 '줄게'는 비의 '깡'처럼 큰 네티즌들 사이에서 놀림거리가 되고 있다.
3가지 실수가 만든 놀림거리
조현아 씨의 줄게 무대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첫 번째는 시대착오적인 가사다.
상반기 최고의 히트곡 에스파의 <Supernova>처럼 가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가요계에 대세가 되었지만, 가사의 서사가 없는 것과 시대착오적인 가사는 다르다. 무엇보다 조현아 씨가 어반자카파의 멤버로 활동할 때는 가사의 의미와 서사가 중요한 음악을 해왔던 만큼 대중들의 충격은 더 컸다.
두 번째는 실패한 스타일링이다. 가사의 논란을 차치하고라도 곡 자체는 세련된 느낌의 곡인데 조현아 씨의 스타일링은 곡의 무대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본인이 좋아하는 옷을 입고 나오는 느낌이다. 굳이 가사의 내용을 이해해 보면 이성을 유혹하는 섹시한 스타일의 R&B인데 조현아의 의상이나 스타일링은 그런 분위기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마지막 이유는 가창력 가수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는 무대 퀄리티다. 이 글의 첫 번째 영상에 있는 무대의 라이브는 가창력이 주 무기라고 불리는 가수의 무대가 맞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안 해봤던 안무가 있는 곡이며 동료들이 없는 첫 솔로 무대라 긴장해서 시선처리나 표정 등이 어색할 수 있다 해도, 본인의 가장 큰 경쟁력인 보컬 능력까지 흔들리면서 '줄게'는 곡 자체가 우스워져 버렸다.
도달가능미와 추구미 사이에서
조현아 씨가 이런 곡을 선택하고 무대를 준비한 이유는 명확하다. 대중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룹 아닌 본인 이름을 걸고 나가는 첫 무대인만 본인이 평소 지향하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곡의 콘셉트를 잡았을 것이다. 다만 대중이 생각하는 조현아 씨가 갈 수 있는 이미지의 범위를 넘어선 콘셉트로 무대를 꾸몄기 때문이다. 즉 ‘조현아의 추구미(美)’가 대중들이 생각하는 ‘조현아의 도달가능미(美)’의 큰 차이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연예인, 인플루언서처럼 소비자와 대중의 관심을 먹고사는 기업들도 '추구미'와 '도달가능미'가 있다. 기업의 '추구미'는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토대로 '사람들이 우리 기업을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는 이미지다. 기업의 '추구미'는 보통 브랜딩이라는 활동을 통해 구축된다. 소비자와 직접 맞닫는 재화를 파는 기업이라면 다양한 마케팅 요소들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를 견고히 한다. 기업 간의 거래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면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 등을 통해 기업의 가고자 하는 가치를 드러낸다. 여러분이 특정 기업, 혹은 기업 산하의 브랜드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이미지는 기업들이 브랜딩 활동을 통해 브랜드가 원하는 추구미를 고착 개념화 시킨 것이다.
그러나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대중들은 그동안 기업들의 사회에서 했던 많은 활동들을 토대로 기업의 도달가능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가맹점에게 갑질을 일삼거나, 오너 일가가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기업들이 상생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한들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업들은 때로는 별도의 브랜드나 재단을 만들어서 기업의 이름을 감추거나, 때로는 문제의 원인인 오너 일가의 일원을 대중들의 시선에서 불리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대중들의 도달가능 기준을 본인들의 추구하는 선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없는 것을 가짜로 할 수 없다. 도달가능미와 추구미의 괴리가 크다면 기업 홍보에서도 '줄게'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 우리 고객의 도달가능미와 추구미를 정확히 파악해 그 갭을 줄여가는 것, 그것이 바로 홍보담당자와 에어전시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