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WORKERS: (5) 라이언 컴퍼니의 대표 라이언
스캇 보라스, 라이올라..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다. 세계 스포츠 시장을 뒤흔드는 스포츠 에이전트 들이다. 지금도 도쿄올림픽을 수놓는 많은 선수들 뒤에는 그림자 같은 에이전트들이 있다. 오늘 소개할 라이언 씨도 스포츠 에이전트 업을 중심으로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CEO다. 철강회사에서 스포츠 블로거, 그리고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기까지 독특한 길을 걸어온 라이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Q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포츠마케팅 회사 라이언 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는 라이언이라고 합니다. 2012년부터 스포츠 마케팅 업무를 했고 주로 테니스와 골프를 많이 했고, 축구, 야구, 격투기 등등 다른 종목들도 경험했습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빅 이벤트 업무도 했네요.
Q2.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앞서 얘기했듯 라이언 컴퍼니에서 스포츠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연말부터 개인적으로 친한 선수, 부모, 코치, 브랜드 등을 돕다가 일이 많아지면서 급기야(?) 회사를 만들게 됐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야구, 축구인데 업계를 잘 아는 종목은 테니스여서 현재는 테니스 관련한 업무가 대부분입니다. 테니스 선수를 매니지먼트하고, 테니스 브랜드와 스폰서십 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테니스대회나 이벤트도 기획 중입니다
창업이라니..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셨을 텐데요. 구체적인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앞서 말했듯 회사 다닐 때, 관계를 맺었던 선수, 부모, 코치, 스폰서 등이 저를 찾아준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저를 찾는 곳이 있다 보니 일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프리랜서로 재택근무하면서 해도 충분했을 텐데… 일을 하다 보니 한번 창업(이라 쓰고 무모한 도전이라…)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발동했습니다.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신 게 대단한 것 같아요! 특히 스포츠 업계는 무엇보다 타격이 컸을 텐데요. 어떠신가요?
2020년은 전 세계 그리고 스포츠 업계가 코로나라는 중차대한 사태를 만나 혼란의 도가니였습니다. 하지만 작년 말 백신도 나오고 대부분의 스포츠 리그와 대회들이 재개됐고, 관중들도 다시 들이는 추이를 보였습니다. 그걸 보니 작년에 바닥은 찍은 것 같고, 앞으로도 수개월은 혼란스럽겠지만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3. 왜 이 일을 선택하셨나요?
얘기를 하자면 투머치 하긴 한데, 간단한 게 얘기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포츠에 빠져 살았습니다. 그렇다고 스포츠는 취미일 뿐 일로 생각한 적은 서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쯤 제가 잠시 스포츠 블로그를 운영 중이었는데 전 직장에서 포스팅 의뢰가 왔습니다. 그때 국내 스포츠 마케팅 회사라는 걸 처음 알게 됐고, 마침 구인을 하고 있길래 지원을 했고 면접을 통과해 스포츠 마케팅 업에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그냥 우연입니다. 물론 20여 년 스포츠 마니아로 살아온 게 일을 하게 만들어줬죠.
쉽게 말해 덕질을 하다가 직업이 됐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스포츠 블로그에서 어떤 글들을 쓰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지금은 유튜버들이 인기가 있지만 당시(2012년)는 파워블로거들이 핫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스포츠에 대해서 써보자고 생각했고, 차별성 있는 콘텐츠를 물색했죠. 그래서 고른 게 올림픽이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몇 달 전이었는데 올림픽 전문 블로거는 없을 거라 생각했고, 올림픽에 대한 글을 계속 올렸습니다. 그래서 올림픽 한 달 전쯤에는 포털에 올림픽 관련 콘텐츠를 검색하면 거의 제 블로그가 상위에 떴었죠. 지금은 없애진 않았지만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Q4. 이 일을 하려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할 수 있나요?
제가 했던 준비과정은 추천할만한 것은 아니고요. 제가 일을 해보니 모든 스포츠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아는 건 아니지만 이 일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업은 스포츠 콘텐츠를 사고파는 비즈니스를 하는 것입니다. 선수, 팀, 리그, 대회, 이벤트, 중계권, 상품 등 여러 가지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기업과 팬 등에게 어떻게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스포츠 마케팅의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안목이 좀 필요하겠죠?
이론은 이렇고 과정은 사실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괜찮은 방법을 2가지 정도 얘기하자면 첫째는 스포츠 마케팅과 관련된 과정에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스포츠 마케팅 학과에 지원하거나 스포츠 관련 인턴에 지원하는 걸 추천합니다. 혹은 요새는 대학생 스터디 모임도 다양하게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교류를 하다 보면 정보도 많이 공유될 수 있고, 기회도 얻을 수 있겠죠?
다른 한 가지는 어떤 직업이든 공통된 것인데 현직에 있는 스포츠 마케터들에게 문의를 직접 하는 것입니다. 진짜 관심 있고 하고 싶다면 인터넷 정보도 좋지만 현직자 정보가 가장 도움이 될 겁니다. 예를 들면 5-6년 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스포츠 마케터가 되고 싶어 회사 방문을 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온 적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나 1시간여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이런 식의 문의를 여기저기 해보세요. 아무도 응해주지 않으면 저한테 메일 보내주세요 ㅎㅎ
Q5. 일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이나 힘들었던 기억 하나씩만 알려주실 수 있나요?
스포츠의 매력은 치열한 승부와 거기서 이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관리하던 선수가 주니어 시절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 US오픈에 출전했고 저도 동반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내놓으라 하는 주니어 탑 선수들을 이기고 4강까지 진출한 적이 있습니다. 64강 토너먼트였는데 4번을 이기는 과정이 다 극적이어서 현장에서 함께 한 그때가 가장 짜릿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범위를 좁혀서 스포츠 에이전트로서 느끼는 즐거움과 테니스 대회 관련 업무를 하면서 오는 보람은 좀 다를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선수 에이전트 업무는 정답이 없습니다. 같은 종목이라도 선수마다 다 제각각이고, 경기마다 승패가 갈리고 컨트롤할 수 없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변수를 뚫고 에이전트도 잘하고 선수도 잘해서 모두가 바라는 목표를 이루면 보람은 극대화될 것 같습니다.
대회 관련 업무는 변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매뉴얼에 따라서 사고 없이 치르면 목표 달성이죠. 2개를 비교하긴 힘들지만 목표를 달성했을 때, 희열의 정도, 뿜어지는 아드레날린의 정도는 선수/팀의 에이전트 일 때가 조금 더 크지 않을까 합니다.
힘들었던 기억은 스포츠와 상관없이 누구나 공통되는 힘든 점 일 것입니다.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항상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직장 내건 직장 밖이건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돼서 발생하는 갈등이 뭐 하나 예를 들진 않더라도 가장 X 같은 일이죠.
저도 동종 업계에서 일을 해봤지만, 스포츠를 업으로 삼는다는 게 관계적인 측면뿐 아니라, 취미가 일이 된다는 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주말도 없고, 결과에 따라 변동성도 크고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라이언님의 삶은 어떠세요?
그게 그 스포츠 마케터 직업의 숙명이자 당연시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걸 받아들이고 그거에 맞춰서 살아가면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요새 많이 언급되는 워라벨이 별로인 직업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워크에서 만족감이 낮고 스트레스받는걸 라이프에서 칼퇴하고 주말에 잘 즐긴다고 밸런스가 괜찮아질까요? 이것도 정답은 없지만 제 생각엔 먼저 일에서 만족도가 높아져야 워라벨도 괜찮아질 듯합니다.
Q6.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본인의 롤모델은?
사실 딱히 롤모델은 없는데요. 저는 영화를 스포츠만큼이나 좋아해서 롤모델 대신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애니 기븐 선데이라는 영화인데 거기서 알 파치노가 미식축구 팀 감독으로 나옵니다. 엄청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연설을 합니다. 아마 영상이나 자르오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기고 지는 것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 (Any given Sunday, you can win or lose)이지만 겸손한 자세로 1 인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적어도 나중에 후회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하며 선수들을 북돋았습니다.
그렇다면 알 파치노가 롤모델..?ㅎㅎ 농담이고요. 스포츠 팬이기도 하시니까 롤 모델 같은 선수가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는 리버풀을 좋아하기 때문에 제라드가 제 롤모델 중 한 명이거든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팀은 아스날입니다. 스포츠 좋아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이건 예전 박지성의 맨 유건 아스날과 경기를 해도 아스날이 이기길 바랐죠. 저는 아스날에서 오랜 기간 감독을 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을 좋아합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위한 확고한 철학이 있었고, 그에 맞춰 선수 영입, 관리, 훈련 전술에 있어서 이를 투영시키려는 피나는 노력의 과정이 있었죠. 지금의 아스날은 그가 있던 당시의 그것에 비하면 턱없이 매력이 없습니다…. 팀의 색깔도 없고 색깔 같은 거 필요 없으니 이기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Q7.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태도, 커뮤니케이션, 마음가짐, 지식, 지혜, 기술 다 중요하죠.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마음가짐입니다. 일에 대한 진심만 있다면 나머지는 따라오게 돼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일에 대해서 진실됐는가? 질문에 Yes라면 안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것 역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에이전트라는 직업이 가져야 하는 능력 중 하나를 꼽으라면요?
이건 정답은 없습니다. 선수마다 종목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요. 다만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능력? 이라기보다 미덕이랄까요. 서번트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수 에이전트는 선수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려면 그 선수에 맞는 비전/목표 설정부터 그 과정에 맞는 가장 필요한 요소들을 선수에 맞게 적절히 제공하는…
8. 현재 본인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회사를 창업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매출을 올려 수익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이 인터뷰가 언제 나갈지 모르겠지만 인턴급의 직원을 뽑으려는 것입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 연락 주세요 ㅎㅎ
저도 몇 분이나 볼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구인구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작은 회사다 보니 저희 회사에서 영위하는 스포츠 마케팅 업무를 맛볼 수 있게 할 텐데요.
그중에서도 1) 회사 SNS, 홈페이지 등의 온라인 플랫폼 채널 업무를 맡게 될 예정입니다. 그러니 SNS 감이 좀 있어야겠죠? 예를 들면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조차 없는 분은 아마 일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2) 영어를 잘한다면 코로나가 진정된다는 전제하에 해외 업무도 맡길 텐데요. 아직 미정이지만 해외 출장을 동반하는 것도 고려중입니다.
3) 이외에 시간이 허락하고 본인이 관심 있다면 선수 매니지먼트나 대회 운영 등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라이언 컴퍼니 모집공고]
https://www.jobkorea.co.kr/Recruit/GI_Read/35551229?Oem_Code=1
Q 9. 5년 뒤 본인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저희 희망사항인 것 같은데요. 저의 회사가 멀쩡하게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 마케팅 업계에서 5년 동안 살아남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 업계의 어떤 특성이 회사가 오래 유지되기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가 다소 대우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에서 투자가 인색한 편입니다. 일부 축구, 야구, 골프 등 인기 종목에 국한돼 있으며, 나머지 종목들은 그 종목의 탑인 선수들도 “쇼 미더 머니”하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최근에 올림픽에서 명승부를 자아내는 선수들을 보며, 온 국민이 감동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런 콘텐츠(스포츠) 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제대로 크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는 스포츠 업계의 사람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잘 못 만든 잘못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감동의 이 콘텐츠(스포츠)를 키우려면 기업과 팬들이 조금 더 관심을 주고 투자를 해야 합니다. 또한 스포츠 마케팅 업계도 그러기 위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겠죠?
Q10. 본인에게 일이란?
인생을 살면서 나라는 사람을 규정하며, 돈을 벌어주고,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이 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학 졸업하고 처음 입사한 기업이 철강회사였습니다. 대기업이었고 연봉은 괜찮았지만 일은 별로 였습니다. 문과생에게 철강에 대한 이해는 너무 어려웠고, 재미도 없었습니다. 철강 대리점 고객들과 매일 같이 술 마셔야 했고 많이 고됐습니다. 덕분에 3년 만에 그만뒀는데 그다음 어쩌다 하게 된 스포츠 마케팅은 돈은 적게 받고 야근에 주말근무에 몸은 힘들었지만 만족도는 더 높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하는 일을 (일부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지만) 아주 즐기며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