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31 WORKERS

새로운 세상에 두려움을 가지지 마세요

31 WORKERS: (13) 도전을 즐기는 CEO 피터와의 대화

by 브루스

내가 생각하는 창업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이끌고 가는 배다. 그리고 창업가는 그 배의 선장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긍정적인 사인보단 부정적인 사인이 더 많을 때 긍정적인 방향을 찾고 선원들 독려하는 게 대표의 역할이다. 여기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먼트 랩의 선장 30대 CEO 피터를 만나보자.



Q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피터입니다. 저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일상의 변화를 만드는 것과, 나아가려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서비스로 발전될 때 생기는 전방위적인 영향력이 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믿습니다.


Q2.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2020년 7월에 설립한 (주)모먼트 랩이라는 회사에서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상품 제작자를 위한 상업용 이미지 마켓, 모먼트 픽 서비스를 기획,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s://www.momentpick.com/


서비스 개발하게 된 계기와 서비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전 직장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했는데, 이때 ‘시장의 비어있는 영역’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인플루언서가 가지고 있는 자산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인플루언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자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첫째, 사회적인 영향력 자산. 이 자산은 이미 영향력(팔로워 수, 구독자 수 등)을 기반으로 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고요. 둘째,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재능 자산. 이 자산은 탈잉, 클래스 101과 같은 강의 플랫폼이나 크몽과 같은 재능마켓을 통해 일부 형성된 시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에 세 번째, 콘텐츠 자산의 경우에는, 사진, 영상과 같은 콘텐츠 자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은 아직 없다고 느꼈어요.


인스타그램에 있는 예쁜 사진들을 상업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업체나 개인들, 즉 수요가 존재하고 인스타그램에는 좋은 사진들이라는 공급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SNS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콘텐츠 생산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판매 등록하고, 필요한 업체 또는 개인들이 이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Q3. 왜 이 일을 선택하셨나요?


언젠가 저만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제가 만든 서비스를 통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속한 영역에서 메시지를 던지고 그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험, 서비스를 통해 이전에는 누릴 수 없던 가치를 제공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 창업의 길에 들어섰고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창업으로 뛰어들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결과론적으로는 몰랐기 때문에 뛰어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당시에는 수요와 공급이 있는데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영역에 뛰어들어, 새로운 서비스 만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그냥 빨리 실행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러한 저의 생각에 공감해주고 응원해주었던 한 분이 흔쾌히 개발 비용을 투자하시겠다고 해서 별다른 두려움 없이 MVP(최소 기능 제품)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고요. 정리해보자면, 저는 시장에 존재하는 문제를 발견했고 제가 생각한 해결책을 나누었을 뿐인데 그 생각에 공감하고 응원한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첫걸음을 무난히 뗄 수 있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처음 답변으로 ‘결과론적으로는 몰랐기 때문이었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이번 사업을 통해 ‘창업은 결코 서비스만으로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에요. 시장의 규모와 사업적인 타당성, 경쟁 업체와 수익 구조 등등…에 대해 고민하고 시작해야만 자생을 하는 서비스를 만들든 또는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을 만들든 건강한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서비스가 시장에 주는 가치만 생각하고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유경험자로서 그리 추천할 방법은 아닙니다.


직원으로 있을 때와 대표로 있을 때 느끼는 장점과 단점 한 가지 를 뽑아본다면요?


직원으로 있을 때와 초기 스타트업 대표로 있을 때 느끼는 장단점은 명확합니다. 먼저 초기 스타트업 대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필수적인 시간과 노력 이외에도 온갖 행정 업무들, 예를 들어 초기 법인 설립, 정관 작성, 주주총회, 서면결의서 작성, 부가세 신고를 위한 작업들, 급여 지급 등등,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사용자의 반응을 보고 개선하는 일과 고객 영업을 병행해야 하고, 사업 제휴를 위한 여러 만남들도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가 정말 잘할 수 있는 한 두 가지의 일들에 집중하기 어려워져요. 이것이 대표로 느끼는 가장 큰 단점이자 아쉬움입니다. 이에 반해 대표로서 지니는 장점은, 야근을 해도 당장의 월급이 적어도 행복하다는 겁니다. 제가 쏟는 노력만큼 서비스가 성장하고 제가 몰입하는 만큼 목표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보니 많은 시간을 일해도 행복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원으로 있을 때의 장단점은 그와 반대겠죠? 제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해서, 거기에서만 성과를 내면 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강점을 활용하여 성과를 만드는 것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고, 그에 반해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내가 일하는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야근하는 경우보다는 칼퇴근해서 에너지를 비축하자(물론 이것도 맞는 말이죠!)는 생각을 하며 칼퇴근을 할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Q4. 이 일을 하려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할 수 있나요?


회사를 설립하고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 자격이나 조건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꼭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지, 그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하는지 고민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충분한 시장 규모와 시장의 반응을 획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원 활용 계획을 잘 수립하는 것도 실무적으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반드시 창업을 해서 풀타임으로 뛰어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사이드 프로젝트 성격으로 할 수 있는 것인지 고려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필수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재정적으로나 마음적으로 격려해줄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본인이 바라보는 이상적인 미래에 대해 합리적으로 비판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줄 조언자가 모두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창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궁금했던 점은 초기에 멤버 구성을 어떤 방식으로 하시는지 궁금해요! 피터님은 어떤 방식으로 초기 멤버를 세팅하셨나요?


보통 직장 내에서 ‘인사권’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영입 대상 1호는 ‘실력 있고 관계가 좋았던 이전 직장 동료’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분을 초기 창업 멤버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소위 탄탄한 초기 팀 세팅을 이야기할 때, 실력 있는 개발자 최소 한 명과 디자이너 한 명, 그리고 서비스 기획이나 사업을 리드할 수 있는 최소 한 명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저는 이런 관점에서 초기 팀 세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함께 해주셨던 분이 일당백의 역할을 해주었고 좋은 사업적 파트너가 되어 주셨지만, 저는 개발자나 디자이너 출신의 공동창업자를 찾으려 노력하기보다는, 외주 개발자나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통해서 생각한 제품을 빠르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오판했습니다.


창업 팀에게 있어서 팀 세팅의 중요성은, 단순히 눈앞의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이라는 사실을 이후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창업 팀의 주요 구성원은, 회사의 현재일 뿐만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척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Q5. 일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과 힘들던 기억 한 가지씩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6개월 내내 MVP 서비스를 개발만 하다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였을 때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있었습니다. 초기 서비스는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예쁜 사진들을 판매 등록할 수 있는 웹 서비스였고, 서비스의 성공 기준은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빠른 시간 내에 등록되는가’ 였는데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1만 장의 이미지가 판매 등록되면서, 크리에이터 측면에서는 확실히 니즈가 존재하는 서비스라는 것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만든 서비스로 사람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힘들었던 점은 제가 하고 있는 사업의 특성상 적절한 단계에서의 투자 유치는 거의 필수적입니다. 왜냐하면 초기 단계에서는 사진 거래에 따른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일정한 콘텐츠 숫자와 거래 형성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자생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투자 유치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뒤돌아 보았을 때, 창업 초기부터 몇 가지 잘못 접근했던 것들이 매번 투자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목을 잡게 되었습니다. 생각한 만큼의 서비스를 만들고도, 충분한 가치를 증명하지 못해 다음 단계로 갈 수 없게 되었을 때, 가장 아쉽고 속상했습니다.


Q6.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본인의 롤모델은?


제 롤모델은 아버지입니다. 직업적인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늘 사회적인 약자들에 관심을 가지셨고,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선에서 크고 작은 결단을 내리며 실천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일에 충분히 몰입하고 성과를 내면서도,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셨던 아버지는 분명한 우선순위를 지키려 노력하셨던 분이었습니다. 43세의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지만, 세상을 향해 품었던 못다 이룬 아버지의 꿈을 언젠가는 제 방식대로 이루어내고 싶습니다.


조심스러운 질문이긴 하지만, 아버님께서 지금의 피터 씨를 바라보면 뭐라고 말씀하실 것 같으세요?


음..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해 볼게요.


아버지가 지금의 저를 보신다면 “참 너다운 모습으로, 너답게 잘 살고 있다”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저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돌아보면 아버지는 저를 포함한 가족들과 참 많은 시간을 보내시면서도,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대로 가족들을 리드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그러실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아들은 뭘 좋아하니? 무엇이 되고 싶니?”에 관심을 가지시기보다는 ‘내 아들은 이러이러한 재능이 있으니 이렇게 교육시키고 이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셨다고 기억합니다. 그러했기 때문에 지금의 저를 본다면 “참 너다운 모습으로, 너답게 잘 살고 있다”라고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그러나 충분히 따듯한 시선과 부드러운 음성으로 제게 말씀해주실 것 같습니다.


Q7.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만큼이나, 나 자신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반 걸음 더 멀리 보고, 반 걸음 더 걷는 것.


나 자신에 대해서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 혹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많은 경우에, 남에게 예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예를 들어, 회사 분위기가 함께 야근을 하는 분위기라면, 특별히 할 일이 없더라도 남아서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습니다. 먼저 퇴근하면 이기적인 사람, 튀는 사람, 함께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될까 두렵기 때문이고, 이를 바꾸어 말하면 ‘남에 대한 예의’ 때문입니다. 이런 예의 때문에, 우리는 10년 후 나에게, 그리고 20년 후 나에게 자칫 부끄러울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립니다.


첫 직장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된 후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저는 미국으로 이직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를 믿고 프로젝트를 맡겨주신 팀장님과 팀 동료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 떠나지 않으면 10년 후의 나에게 더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이처럼 저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늘 생각합니다. 지금의 결정이 현재의 압박감 때문인지, 과연 10년 후의 내가 보더라도 잘한 결정이 맞을지. 저는 이런 생각의 과정을 ‘나 자신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8. 현재 본인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는 현재 속해있는 영역 이외의 다양한 산업군별 동향과 사회의 흐름에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고, 대표로서는 사업의 생존 여부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정말 전쟁 같은 하루하루 일 것 같아요.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본인이 극복하는 방법이 있으실까요?


고민하는 내용들을 스케치북에 쭉 적어 내려갑니다. 생각만으로 고민을 하다 보면, 5분 전에 생각했던 고민을 10분 후에 또 생각하고, 어제 했던 고민을 내일 또 하게 됩니다. 마치 고민하는 내용을 잊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람처럼 고민거리를 머릿속에 계속 되새기는 거죠. 하지만 생각 속의 고민들을 쭉 적어 내려가고 나면 비로소 다음 단계의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의 원인이라거나, 고민의 해결책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도 어느 정도 에너지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노력인 것 같습니다. 정말 힘들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죠. 이럴 땐 그냥 저를 무조건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고요. 그러면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거나 다시 부딪혀 볼 힘이 생기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Q9. 5년 뒤 본인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인생의 성공에 대한 정의가 이전과는 더 달라져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성취에서 성공 여부를 평가했던 이전의 관점을 버리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목표한 것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것에서 성공의 기준을 삼을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시도를 했을 것이고 지금은 생각지도 못한 영역에서 다른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요.


Q10. 본인에게 일이란?


나의 삶과 가족들, 내가 속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무언가.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얻는 소득과 보람을 통해 나의 삶, 가족, 내가 속한 사회가 힘껏 움직이도록 하는 힘.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회이지만, 그것을 발견하고 움직이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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