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31 WORKERS

디자인하는 싱어송라이터, 노래부르는 디자이너

31 WORKERS(27) 디자이너/싱어송라이터 A

by 브루스

작년 한 해 부캐 열풍이 대단했다. 그 여파는 대중들에게도 미쳤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직업 외에 다른 정체성을 만들고 그 정체성을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늘 만나볼 A님은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지만, 싱어송라이터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었다. 디자인을 통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싱어송라이터에 투자하고 있는 A의 삶의 흔적을 이야기로 들어본다.


Q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현재 싱어송라이터를 준비하고 있는 A라고 합니다.

Q2.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다수의 업체에서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농산품 가공업체, 비영리단체, 씽크탱크 등 디자인 작업물이 필요한 개인 등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 소개에 필요한 브로셔나 행사에 필요한 포스터를 작업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200페이지 이상의 책을 디자인하기도 하고, 웹페이지를 만들거나 컬러조합 등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래픽디자인으로 번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자작곡을 쓰고 유튜브에 올릴 커버 영상을 찍기도 하면서 제 개인 음악앨범을 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3. 왜 이 일을 선택하셨나요?

항상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해 왔습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그래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 등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하기 싫은 것을 평생 할 자신이 없었기도 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은 순수하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다 표현할 수는 없고, 내가 가지고 있는 표현의 기술로 남을 도와주는 느낌이 강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만들어지는 결과물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참 보람이 있기도 하고 재미있습니다.

음악의 영역에서는 아직 클라이언트가 없어서인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최대한 담아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할 때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럼 범위를 좁해서 이렇게 여쭤볼게요. 디자이너만으로도 본인이 말한 표현의 영역 그리고 수익 창출까지 잘 이룰 수 있는데, 굳이 싱어송라이터까지 직업의 영역으로 가져온 이유가 있을까요? 취미의 영역으로 남길 수도 있잖아요.

개인적으로 ‘노래와 작곡’은 직업의 영역으로 가져오고 싶을 만큼 애정을 쏟는 주제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은 디자인보다는 음악이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피아노를 배웠고, 악기 연주를 하고 작곡을 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가정 형편상 음악공부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극구 반대하시기도 했구요.



결국 중고등학교 때엔 음악을 한다는 생각은 접고 공부를 했는데,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항상 마음 속에 있던 사춘기 시기 [월간 디자인]이라는 잡지를 봤습니다. 음악이 안 된다면 그림으로라도 무언가를 표현하는 디자인도 좋을 것 같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적극 지원을 해 주시더라구요. 그 때가 한창 오세훈 서울시장이 “디자인 서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던 시기였습니다. 사업가셨던 아버지는 ‘이거면 아들이 벌어먹고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관련 대학에 진학해서 시각디자인 관련 전공 공부를 대학교에서 시작했는데, 그 때에도 음악에 대한 꿈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어서 꾸준히 음악을 할 구실을 찾고, ‘어떡하면 건반 세션을 더 자주 해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볼 수 있을까’를 꽤 자주 고민하는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결국에는 내가 음악을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Q4. 이 일을 하려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야 할 수 있나요?

이미지로 컨셉을 구현할 수 있는 지식/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기술적으로 잘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이미지를 읽고 쓸 수 있는 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이미지가 뉘앙스에 따라 어떤 뜻을 표현하는지, 한 이미지와 어떤 이미지와 어떻게 겹쳐지면 각각의 이미지가 가지는 의미 이외의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는 지 등등 이미지가 상징하는 속뜻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고 그것을 내가 해결해야 하는 디자인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는 장기간에 걸쳐 여러 종류의 이미지를 보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체득하기 어려운 감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시각적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디자인을 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식으로 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한 대학교 2학년 첫 학기 수업 때, 또래 중 디자인 감각이 남다른 친구가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여러 국가로 여행을 다니며 여러 문화의 시각적 경험을 해 왔던 친구였습니다. 물론 그것만이 그 친구가 디자인 감각이 뛰어났던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분명 이미지를 읽고 쓰는 능력에 있어서는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싱어송라이터의 경우 이를 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라 말씀드릴 자격이 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알고 나만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노래 자체에 대한 연습도 필요하고, 노래룰 부르며 연주할 악기에 대한 스킬이나 로직(Logic Pro)/프로툴즈(Pro Tools) 등 DAW(Digital Audio Workstation)에 대한 지식도 필요합니다.

둘 다 일이라고 봤을때 디자인에 대한 건 학부때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기회를 가지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싱어송라이터가 되기 위해서도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건지,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싱어송라이터를 하기 위해서 자격증이 필요하다거나, 정해진 학습의 루트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가사와 곡을 쓸 줄 알고, 그 쓴 곡을 다시 복기해서 연주할 수 있고, 그것을 자신만의 톤으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이 운용하기 용이한 악기로 연주할 수 있으면 누구나 싱어송라이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코드 이론을 공부하거나, 악기를 여러 개 다룰 줄 안다거나, 화성 이론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으면 좀 더 풍성하게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지만 그게 싱어송라이터를 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더 명료하고 정교하게 표현하게 해주는 도구에 불과할 뿐이지요. 다만 저는 제 작업에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라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노래에 대한 스킬, 그리고 피아노 연주 스킬과 DAW / 가상악기에 대한 지식도 찾아 배우고 있고, 웬만하면 제가 만든 곡을 간단한 믹싱/마스터링까지 할 수 있도록 찾아보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Q5. 일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과 힘들었던 기억은?

마음에 드는 작업물 자체를 만드는 작업이 아무래도 제일 즐거운 것 같습니다. 한정된 지면 안에서 컨셉에 맞는 서체, 이미지와 컬러로 그 공간을 완성시켜나가는 건 정말 지난하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동시에 큰 쾌감을 주기도 하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완성된 작업물에 대해서 클라이언트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훨씬 더 기분이 좋습니다.

콕 집어 말씀드릴만한 에피소드가 명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습니다만, 오래 전 모교(대학교)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쓰이는 시각디자인물을 총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로고, 네임택, 현수막과 스탭 신입생 할 것 없이 입게 되는 후드티 등의 색깔 선정과 메인 그래픽 등을 디자인했는데, 하나의 컨셉 아래 여러가지의 시각물을 뽑아내는 작업 자체가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 그 시각물을 실제로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입고 메고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생각만으로 존재했던 결과물이 실제화되는 쾌감이 기분이 좋았던 기억입니다. 또, 디자인 작업물에 대해서 대체로 마음에 든다는 평이 우세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리해 이야기하자면 제가 작업물을 만드는 과정과 결과물, 그리고 그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긍정적 반응을 보는 게 즐겁습니다.

음악에 대해서는, 제가 만든 음악을 듣고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가 가장 기쁜 것 같습니다. 제 유튜브 채널에 여느 때처럼 커버곡을 올렸는데, 노래를 들으며 삶에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이 달린 걸 봤습니다. 만드는 과정은 힘이 들어도 그런 댓글을 보니 힘이 났습니다.

힘들었던 기억은 업무가 몰리는 경우인데요. 한번에 여러 명의 클라이언트와 동시에 작업하다 보니, 간혹 클라이언트마다 갑자기 생기는 급한 작업들이 한 번에 겹치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느 시점에는 급한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경우 최대한 각 프로젝트들의 컨펌의 텀을 벌려 일정 조정을 하려 노력하지만 조정이 불가능할 때에는 꼼짝 없이 밤을 새게 되지요.

한 번은 농산품 가공업체의 브랜딩 디자인, 비영리단체의 웹사이트 디자인과 개인으로 들어온 브로셔 디자인 작업 총 세 개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모든 프로젝트가 오늘내일 내로 처리해야 하는 급한 일이 새롭게 생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로 작업물을 빠르게 작업해서 보내 일단락 되었지만, 각 클라이언트 입장에선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업물을 받게 되고 작업자의 입장에서는 급하게 떨어지는 일에 기력을 소진하게 되니 서로에 대한 신뢰가 금이 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왕왕 생기다보니, 사전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언제까지 작업해야 하는 지에 대해 미리 클라이언트와 이전보다 더 확실하게 확인하고 작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대신 클라이언트들의 스케쥴에 어느 정도 맞추다 보니, Due date 전날 작업의 강도를 높이다 보면 늦게 자는 경우가 생겨 라이프사이클이 불규칙해지는데 그게 가끔씩 힘들 때가 있습니다. 이를 테면 A 클라이언트 작업을 끝내고 새벽 6시에 잠들었는데, 아침 아홉시 반에 B 클라이언트의 전화를 받는 경우 말이지요.


요즘 말하는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살고 계신 것 같아요. 종종 프리랜서의 삶이 더 힘들다라고 말하는 걸 많이 들었는데, A님의 삶을 보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의 삶을 유지하시는 이유는 디자이너와 싱어송라이터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면 될까요? 회사에 있으면 그래도 안정적인 라이프 스타일은 어느정도 유지될 수 있잖아요.

맞습니다. 싱어송라이터에 좀 더 방점이 찍혀 있지요. 사실은 음악작업에 대한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프리랜서의 삶을 택했습니다. 현재 음악작업을 함께하고 영감을 나누는 크루가 있는데요. 그 분들과 함께하는 음악작업의 경우, 보통 저녁 늦게 시작해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오전/오후 시간에 함께 모여 녹음을 하거나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프리랜서가 아닌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이런 스케쥴을 따라가기가 매우 힘이 들었겠지요. 업무만 잘 해 놓는다면 새벽까지 음악 작업을 하고, 다음 날 늦게 일어나서 업무의 진척 상황을 확인해도 되니까요. 이런 삶의 형태가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최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디자이너이다보니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Q6. 일을 하는데 있어서 본인의 롤모델은?

롤모델은 제 상황과 비슷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굳이 뽑자면 저는 성경에 나오는 다윗이라는 인물을 좋아하는데요. 한 나라의 왕이면서 군 통수권자이고, 노래를 짓고 부르던 싱어송라이터이면서 예배를 섬기던 제사장이기도 했습니다. 노래도 짓고 전쟁도 나가고 나라도 통치하고, 어떻게 보면 워커홀릭이고 어떻게 보면 하고 싶은 것 다 한 사람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참 많은 일을 해낸 사람인데, 지치지 않고 계속 일들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궁금해 요즘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여쭤볼게요. 디자이너와 싱어송라이터,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렇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이 좋은 브랜드)와 좋아하는 음악 아티스트를 3분씩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음, 먼저 디자인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요제프 뮐러 브로크만(Josef Müller-Brockmann)이라는 스위스 그래픽 디자이너를 정말 좋아합니다. 인터내셔널 타이포그래픽 디자인(International Typographic Style)이라는, 그래픽 디자인 역사의 큰 흐름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데요. 대학교 때 디자인 역사 수업을 들으면서 그래픽 디자이너의 작업을 따라해보는 미메시스(mimesis) 과제가 있었는데, 과제 중 이 분이 디자인하셨던 포스터 중 하나를 따라 만들어 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위계가 잘 정리되고 촘촘하게 짜여진 레이아웃, 단단한 공간 활용, 군더더기 없는 서체 사용이 이 디자이너의 특징이었는데, 그 모든 것이 제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로 이 분 작품을 많이 따라해보며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폴라 쉐어(Paula Scher)라는 디자이너입니다. 헬베티카(Helvetica)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신 적이 있으신 지 모르겠는데요. 그래픽 디자이너라면 헬베티카는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서체 중 하나입니다. 한창 헬베티카를 거의 모든 디자이너들이 왕성하게 사용했던 1970년대 무렵 반기를 들고 “나는 헬베티카 서체 이외의 서체만 쓰겠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을 구축해 나간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이 디자이너의 이런 기백이 좋았고, 그만큼 이 디자이너의 생각이나 그래픽 디자인을 만들어 나가는 프로세스가 궁금해서 유튜브에 뜨는 이 분의 강의를 지금도 가끔씩 찾아 듣습니다.


세 번째는 마이클 비에루트(Michael Bierut)라는 디자인 비평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2016 힐러리 대선 캠페인 로고를 디자인 한 사람이기도 하지요. 단순한 형태와 폰트, 그리고 볼드한 컬러나 이미지를 가지고 극도로 완성도 있는 그래픽을 신박한 논리로 풀어내는 디자이너인데요. 위에 언급했던 폴라 쉐어와 비슷한 이유로 이 디자이너를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구현하고, 흥미로운 디자인 도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이 분의 책도 찾아서 읽고 강의 영상도 이따금씩 봅니다. 말하고 나서 보니 약간 매니악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 같아 괜찮을까 싶네요.

https://www.youtube.com/user/jacobcolliermusic/featured


음악은 좀 더 대중적으로 가 볼까요. 일단 제이콥 콜리어(Jacob Collier)라는 아티스트를 좋아합니다. 혼자서 다룰 줄 아는 악기가 10개도 넘어 혼자서 뚝딱 음악을 다 만들어버리는 천재 아티스트로 유명한데요. 그 아티스트의 원맨 아카펠라 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따라해 유튜브에 올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뜨또,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도 요즘에는 많이 좋아합니다. 흑역사와 개인적인 아픔을 겪고 난 저스틴 비버의 음악이 정말 완성도 있고 좋아서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 중 한 곡은 개인적으로 커버해 보았고, 더 해볼 생각입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음악 아티스트는 너무 많아서 다 이야기를 못 할 정도인데요.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 Bon Iver도 좋고, 몽환적이면서 대중적으로 먹히는 음악을 잘 뽑아내는 Galantis도 좋고, 독창적인 SigridH.E.R. 같은 여성 아티스트도 좋아합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Vladimir Ashkenazy)같은 클래식 피아니스트도 좋아하구요. 재즈 피아니스트 기반의 음악가인 히로미 우에하라(Hiromi)도쿄지헨(東京事変)이라는 일본 밴드도 중학교 때부터 오래간 좋아해 왔습니다. 말하자면 끝도 없어서 여기서 그만 하겠습니다.

Q7.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이언트와의 첫 회의는 이를테면 서로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인데, 이를 통해 희미하고 확정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서로 이야기하며 최대한 구체화시키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미스가 일어나지 않도록 A부터 Z까지 정리하며 디자인과 관련된 이슈들을 해결하거나 제안하게 되는데, 이를 진행하는 데 능숙한 지 아닌지에 따라 업무의 효율이 결정됩니다.

듀데이트를 지키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좋은 첫인상을 주고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는 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내가 한 디자인 작업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 그리고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흔들리지 자신감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보여줄 수 있을만한 완성도를 내는 것, 그리고 그 완성도를 달성할 수 있는 스킬과 안목도 필요합니다.

디자이너도 그렇고 싱어송라이터도 그렇고 공통분모는 창작자이잖아요. 창작자들은 본인의 작품을에 대한 피드백에 익숙해지기가 힘든 것 같아요. 저도 제가 편집하고 만든 영상은 아니고 영상 기획에만 참여했는데, 아이디어가 별로라는 말을 들으면, 견디기 힘들었던 적이 있거든요. A님은 이런 경험 없으세요?

항상 경험하는 것이라 지금은 면역이 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인지라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상하긴 하지요. 다만 취미 차원에서 만든 창작물이라면 이런 기분 나쁜 말은 무시해도 좋겠지만, 저는 업으로 창작을 하기로 결정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프지만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점이 별로인가요?”라고 피드백을 준 사람에게 꼭 물어봅니다. 함께 작업을 하는 사람이든 클라이언트든 상관 없이요. 창작물과 관련해서 지식이 전무한 사람도, 잘 모르는 것 같아 보이지만 다 보는 눈과 귀가 있어서, 어색하고 덜 된 것 같은 부분이 있으면 반드시 그 부분을 느끼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Q8. 현재 본인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디자인을 하면서 음악을 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돈을 벌어야 하니 지속적인 디자인 공부가 필요하고, 싱어송라이터를 하고 싶으니 이것도 공부가 필요해서 절대시간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시간관리와 체력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디자이너라는 업은 음악을 하기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고, 실제로 하고 싶은 일은 음악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A님 생각도 동일하신가요?

네 맞습니다.

Q9. 5년 뒤 본인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상상하기가 참 어렵네요. 지금도 형태가 불확실한 삶을 살고 있는데, 5년 후에는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만들고픈 음악을 좀 더 많이 만들고, 생각했던 목표들을 조금 더 실현해 보고 펼칠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단독 공연도 해 보고, 앨범도 내 보면서 말이죠. 디자인을 계속 하게 될까요?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알바를 하게 될 수도 있고, 사업을 크게 할 지도 모를 일이죠. 결국에는 음악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삶을 살아갈 것 같습니다.

Q10. 본인에게 일이란?

생계를 위해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삶의 절반이 넘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필연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어야 하는 어떠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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