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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Sep 03. 2021

빅마마의 컴백을 보며 든 생각

시간이 지나면 사람의 가치도 달라 보일까요?

대행사 직원의 삶과 때 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야근이다.


최근에는 광고주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해서 일정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회사에서도 그랬고 전전 회사에도 그랬지만, 야근은 해도 해도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


보통 야근을 할 때 음악을 많이 듣는다. 음악을 좋아하는 동료들이 옆에 있기도 해서 템포가 신나는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래야 졸음도 깨고 능률도 오르니까 노동요 삼아 템포 있는 노래를 튼다.


우리 팀 야근의 DJ는 내 부사수다. 노래를 잘 부르고 노래 듣는 걸 좋아하는 부사수는 항상 가창력 있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는다. 음원도 많이 틀지만 라이브를 듣고 싶어서인지 유튜브 딩고 채널의 킬링 보이스 콘텐츠를 튼다. 성시경, 아이유 등 여러 킬링 보이스를 틀었는데, 얼마 전 야근 때 부사수가 빅마마의 킬링 보이스를 노동요로 선곡했다.


교수님들의 조별과제 영상


빅마마의 실력은 소름 돋을 정도로 대단했다. 특히 내 고등학교 시절에 나왔던 노래들이 대부분이라. 듣다 보니 예전 생각도 많이 났다. 이 영상을 보고 집에 와서 빅마마가 출연한 콘텐츠를 열심히 찾아봤다. 알고 보니 빅마마의 컴백은 2개월이 지난 일이었고, 활동은 이미 끝나서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여러 동영상 클립의 조회수나 댓글이 상당했다. 빅마마가 출연한 예능 클립이나 라이브 무대를 보면서 공통적으로 달리는 댓글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막내가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 줄 예전엔 몰랐네


빅마마는 4명 모두 실력이 뛰어난 그룹이지만, 대중들은 '이영현'의 그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이영현은 빅마마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인 '체념'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나는 가수다' 등의 경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대중들에게 인상을 남겼다.


다른 2명의 멤버들도 음악을 아는 사람들에겐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중음을 담당하고 있는 '학과장' 신연아는 강변가요제 출신으로 1990년대 유명한 여자 코러스로 수많은 음반에 참여한 실력자고, 매력적인 저음을 담당하고 있는 이지영은 그룹 내에서 차별화된  다른 음색으로 9년 전에도 인지도가 있었다.


반면 막내인 박민혜는 언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빅마마 활동 당시에는 같이 고음 파트를 맡고 이영현에 묻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빅마마의 곡들이 이영현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극대화하는 경우가 많아 맑은 음색을 가진 박민혜가 도드라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9년 만의 빅마마의 컴백에서 주목을 가장 받는 사람은 바로 박민혜다. 2021년 발표한 싱글 '하루만 더'에서 대중들은 박민혜의 맑은 음색을 가장 많이 칭찬하고 있다.  사람의 색깔은 그대로인데 9년 만의 대중들의 평가는 사뭇 달라졌다.


박민혜를 향한 대중들의 평가를 보면서, 사람에 대한 평가 기준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박민혜의 실력과 음색이 바뀌지 않았는데, 지금의 대중들은 9년 전 사람들이 몰랐던 박민혜의 진가를 알아봐 주고 있다.


박민혜의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가져본다.

남들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내가 가는 방향대로 내 색깔을 진하게 만들면 언젠가는 그 노력이  닿을 날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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