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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Sep 13. 2021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

좋은 사람의 정의는 무엇일까 (1)

브루스야.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이기적이고 교만한 생각이야. 어떻게 모든 사람 맘에 들 수 있겠어?

20살 때 만났던 대학 선배에게 들었던 말이다. 20살의 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다. 착한 아이, 착한 후배, 착한 선배 같은 표현이 나에게 훈장처럼 느껴졌다. 당시 밴드와 비슷한 동아리에 있었는데, 노래도 잘 못하고, 악기도 못 다루고, 튀지 않는 성격의 나에게 착하다는 표현은 내 존재감을 조직에서 유지시켜줬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생겼다. 다른 사람들이  행동에 대해서 오해하는 일이 종종 생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 사는 곳에 당연히 생길법한 일인데, 나는 마치 세상이 무너진  예민해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표정 변화나 평가에 민감했다.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법한 행동을 할까  전전 긍긍하면서 살았지만, 사람 사는데 생기는 오해를 없앨  없었다.


고민이 생긴 나는 당시  학번 위의 선배를 찾아갔다.  선배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성격은 아니었지만 본인만의 단단함을 가지고 있었다.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학점도 말도  되게 잘해 후배들 사이에서는 자기 관리의 끝판왕으로 리던 사람이다. 선배는  고민을  듣더니 위와 같은 말을 해줬다. 어떻게 모든 사람이 너를 좋아해야 하냐고, 이유가 있냐고 말했다. 심지어 그런 기대는 교만한 태도라고 말해줬다.


선배 앞에선 차분히 대화했지만,  대화의 충격은 컸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한 나에게 선배의 답변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하고 졸업할 때까지 나는 '미움받을 용기' 가지지 못했다.


촘촘히 그물망처럼 연결되어있는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작은 오해로 이상한 소문이 퍼지는 걸 보았고,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나 후배들을 많이 봤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을 그 소문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내 행동이나 말이 사람들에게 잘못 보이진 않을까 전전 긍긍했다.


이런 성향은 연애할 때도 드러났다. 평소에는 연애 상대의 기분이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다가, 연애기간이 지나고 에너지가 고갈되면 나도 변해갔다.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상대방의 눈치보기 바빴지만, 정작 상대방의 감정과 상황에 공감해야  때는 그러지 못했고, 이기적인 모습만 이다 이별하고 말았다.


이런 나의 성향들을 알게  20 후반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관계가 있던 친구들은 돌이킬  없다고 하더라도, 새롭게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눈치는 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적당히 선을 긋고 바운더리를 지키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남는 회사 동료 중에 지금까지 남는 인맥이 많이 다.


지금의 회사에서는 사람들과 뜻이 맞아 이전 회사 동료들 다는 친하게 지낸다. 그러다 보니 대학교  했던 고민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온다. 자꾸만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진다. 쓴소리를 하거나  주장을 내도 되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눈치를 보게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보니 나만 속으로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같다.


30대 초반이 된 지금도 좋은 사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과연 좋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좋은 사람이란 존재하는 걸까? 모든 사람이 의미하는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게 과연 나에게 좋은 일일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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