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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Nov 05. 2021

[당신의 인생영화] (4) 다크 나이트

역사상 최고의 히어로 무비


[당신의 인생영화] 프로젝트 4번째 영화는 나의 인생 영화인 바로 '다크 나이트(2008)'다.


내가 따로 설명할 필요 없이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영화이고, 21세기 100대 영화에도 들어갈 만큼

뛰어난 영화라서 내가 따로 어떻게 설명하고 분석하기보단,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남들은 어떻게 보았을까

정도의 이야기로 대화를 해보려고 한다. 


우선 '당신의 인생영화' 모임에 참여하는 멤버의 변화가 생겼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두부'가 하차하게 되었고,  '더 무비'라는 별도 모임을 같이하던 새라를 데려와 두 모임을 합쳐서 진행하기로 했다. 


'당신의 인생영화' 모임이 각자의 인생 영화를 같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새라의 인생영화 리스트도 받아서 공유했다. 


다크 나이트는 이동진 같은 평론가도 분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만큼 들여다볼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이번 모임에서는 영화를 굳이 분석하거나 세세하게 뜯어보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형태로 글을 풀어가려고 한다. 


참고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0Oc0Cx-AyK4&t=6075s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평



이 영화의 전체적인 평은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먼저 영화가 전체적으로 담고자 하는 이야기는 배트맨(선)과 조커(악)의 대결 구도로 언급했다. 고담의 정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대의를 가진 배트맨, 불법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배트맨과 달리, 선의 영역에서 활동하지만, 결국 조커의 장난으로 타락해버리고 마는 투페이스 하비 덴트 그리고 혼돈과 무질서함을 즐기는 조커까지. 3명의 인물 트라이앵글이 주제 의식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조커와 배트맨이 비슷한 사람인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동진 평론가도 비슷한 말을 했었는데, 배트맨과 조커 둘 다 서로를 완성시키는 존재라는 점에서 비슷하고, 다른 히어로물과 달리 히어로와 빌런 모두 온전한 인간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으로 가진 결점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영화가 히어로물이 아니라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특히 아날로그를 지향하는 놀란 감독의 연출 덕분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히어로 영화라면 익히 보이는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실제 액션처럼 연출해서 배트맨에 대해서 더 사실감 있게 보이게 한 것 같다. 사실 나는 처음에 이 액션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감독의 의도와 생각을 보고 난 뒤에는 다르게 보였다. 


조커에 대한 이야기도 안 나올 수 없다.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캐릭터이고 조커로 인해서 모든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커를 빼놓고 이 영화를 논하긴 어렵다. 조커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조커가 목적성이 없다는 것이다. 돈을 벌겠다, 복수를 하겠다, 누굴 죽이겠다는 목적 없이 무질서와 혼돈에서 오는 즐거움을 즐긴다. 범죄조직의 돈을 한 번에 불태우는 장면이나, 조커가 죽기 전에 배트맨과 노는 게 즐겁다는 이야기에서 조커의 목적 없음을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명장면



'다크 나이트' 마니아들이 생각하는 명장면은 굉장히 많다. 모두가 다 아는 엔딩 장면부터, 이동진 평론가가 극찬한 첫 오프닝 신까지 다양한 명장면이 있다. 철학적인 고민을 할 수 있는 장면도 많다. 


명장면이라고 생각하는 장면들의 대부분의 설계자는 조커다. 조커가 어떤 실험 상황을 설명하고, 참가자들은 A 혹은 B라는 선택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화 내에서 비극은 모두 어떤 한 선택지를 선택해서 벌어진다. 특히 레이첼의 죽음과 투페이스의 탄생은 배트맨의 선택으로 인해서 생긴 비극이다.  영화 중반부까지 조커의 퀴즈를 받은 사람들은 특정 선택을 했고 그것은 모두 불행 혹은 혼돈으로 이어졌다.


유일하게 혼돈과 불행으로 어이지지 않은 장면은 죄수와 시민들의 기폭장치를 둔 장면이었다. 둘 다 어떤 선택을 했다면 비극을 맞이했겠지만, 둘 다 그 선택을 포기 (자의던 타의던) 하면서 고담시에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는 것을 알려준 장면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질문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조커지만,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지점을 잘 보여주는 캐릭터는 하비 덴트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질문들 역시 하비 덴트와 연결되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1) 불법적인 행동으로 정의를 지키는 게 가능한가


배트맨, 브루스 웨인은 정의를 지키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의 행동은 불법이다. 처벌할 수 있는 권리를 받지 못한 사람이 본인의 재력과 힘을 통해서 범죄를 처단하고 정의를 세운다는 건 어찌 보면 무서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루스 웨인은 하비 덴트에게 희망을 걸었다. 어두운 영역에 있는 본인과 달리 합법적인 공간에서 고담의 정의를 지키는 백색 기사가 되어주길 바랬지만, 하비의 몰락으로 배트맨의 기대는 실패한다. 


배트맨이 하비 덴트에 큰 기대를 걸었던 이유는 정의라는 것은 불법적인 방식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지켜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감시받을 수 있고, 시민들이 위임한 공권력만이 민주 국가에서 유일한 폭력을 넘어섰기 때문에, 목적이 올바르더라도 수단이 바르지 못하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 


현실에서 만약 배트맨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처음 한 두 번은 열광할지 모르겠지만, 배트맨의 저의에 대한 질문과 공포감이 밀려올 것 같다. 



2) 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게 공평한가


투페이스가 된 하비는 레이철을 죽음으로 만든 사람들을 찾아가 동전으로 삶의 생사를 결정한다. 투페이스가 되기 전 하비의 동전은 앞과 뒷면이 똑같아 하비의 신념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고 하면, 투페이스가 된 이후에 앞뒷면이 생겨버린 투페이스의 동전은 신념을 잃어버린 투페이스의 상태를 의미한다. 


죽이는 상황만 놓고 보면 투페이스의 공정론이 힘을 얻을 수도 있다. 확률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고, 그 동일하 환경에서 오직 운으로만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게 동일한 기회와 거기에 맞는 보상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권을 주는 사람과 선택해야 하는 사람은 평등하지 않다. 선택권을 주는 사람 자체가 권력자라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사람들은 공정하다고 느낄지 몰라도, 선택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공정이 무엇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 시스템 설계자들의 도구가 된 것처럼 보인다. 실제 영화에서도 투페이스가 심판하는 사람들은 심판받을 사유는 있었지만, 그 심판이 그 사람들에게는 공정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같이 보면 좋을 영화



조커 (2019)


호아킨 피닉스가 열연한 조커는 같은 DC 세계관 안에 있으면서도 '조커'라는 캐릭터를 다루는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조커라는 인물이 악과 무질서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면 조커에서 조커라는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고 그 서사 안에서 아서 플랙이라는 사람이 조커로 진화하는 장면을 다뤘다. 


히스 레저의 연기만큼이나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도 뛰어나기 때문에 조커 캐릭터를 다양하게 해석하는 방식에 대해 비교하며 봐도 좋을 것 같다. 


#한줄평 


한모

- 평점:★★★★★(5.0/5.0 만점)

- 한 줄 평: 보고 싶다 히스레져


새라

- 평점:★★★★(4.5/5.0 만점)

- 한 줄 평: 영웅은 없다


브루스

- 평점:★★★★ (5.0/5.0 만점)

- 한 줄 평: 영웅이 되려면 무게를 견뎌라



NEXT MOIVE: 나를 찾아줘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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