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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Mar 09. 2022

[당신의 인생영화] (9) 라라랜드

꿈을 향한 그들의 화양연화

저는 라라랜드가 싫어요. 미아와 세바스찬이 이어지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꼭 나오는 영화 중 하나가 바로 '라라랜드'다. 라라랜드는 '당신의 인생영화'시리즈에서 소개했던 '이터널 선샤인'이나 '어바웃 타임'처럼 대한민국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꼽는 인생영화다. 그러나 생각보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기도 하다. 뮤지컬 영화라는 특성 때문에도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두 편의 영화처럼 두 남녀의 사랑이 이어지는 해피 엔딩(이터널 선샤인은 사실상 열린 결말이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가 아니다. 라라랜드는 '미아'(엠마 스톤)과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의 꿈을 향한 모습을 그린 영화다. '당신의 인생영화' 멤버들과 함께 두 사람의 꿈,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꿈의 나라



라라랜드(LALA LAND)는 '꿈의 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전반부에 나오는 두 사람의 처지는 흔들리지 않는 꿈을 가지고 있다. 미아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오디션을 보며 배우의 꿈을 잃지 않고 있다. 세바스찬은 영화 내 표현으로 '한  물간 장르' 재즈를 사랑하는 피아노 연주자이다. 언젠가 멋진 재즈바를 여는 게 꿈이지만, 현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타임 차지로 돈을 받고 연주하는 일개 연주자다. 두 사람의 현실은 어둡지만, 그 안에서 꿈을 향한 열정은 불타오르고 있다.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호감을 가지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열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은 성격도 다르고, 다루고 있는 장르도 달랐지만, 꿈을 향한 열정으로 서로에게 끌렸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랬기에 두 사람은 서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의 꿈을 지지해주며 응원한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상황은 바뀐다. 미아와 어머니가 하는 대화를 들으며, 세바스찬은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고, 그 고민은 친구이자 유명한 뮤지션인 키스 (존 레전드)의 밴드에 키보드 세션으로 합류하게 되는 것이었다.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이 전혀 아니었지만,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이 순간부터 두 사람의 사이는 조금씩 벌어졌다. 세바스찬은 본인의 꿈을 꺾은 선택이 이유가 사랑 때문이라는 사실을 미아가 알아줬으면 했고, 미아는 처음의 세바스찬이 가졌던 열정이 잃어 가는 모습이 싫었다. 결국 두 사람은 점점 사이가 멀어졌다. 미아의 1인극 날 세바스찬은 프로필 촬영으로 가지 못했고, 그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결국 이별을 맞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처음의 꿈을 이룬다. 세바스찬은 키스의 세션으로 큰돈과 인기를 번 뒤 Seb's(미아와 함께 지은 재즈바의 이름)으로 재즈바를 차린다. 미아도 세바스찬이 포기하지 않고 연락을 준 오디션 기회를 살려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다. 그리고 그 둘은 세바스찬의 바에서 관객과 연주자로 만난다. 두 사람이 이어졌다면 이라는 가정 아래 회상씬이 흘러나오지만,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떠나며 영화는 끝난다. 


#꿈이나 사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내 인생영화로 뽑는 이유는 꿈을 향한 두 사람이 열정이 멋있기 때문이다. 영화니까 가능한 스토리지만, 현실의 어려움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통해 꿈을 이룬 두 사람의 모습은 이룰 수 없는 꿈은 꿀 생각조차 하지 않는 30대의 내 모습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라라랜드의 감독 데미안 셔젤은 라라랜드 전작인 '위플래시'에서도 꿈(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랑을 희생시킨다. 중요한 연주를 앞둔 주인공은 결국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고했고, 꿈을 위해 달려가기 위해서 미아와 세바스찬은 결국 사랑을 잃고 말았다. 단편적인 예를 가지고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셔젤 감독에게 꿈이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숭고한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멤버들에게도 물어봤다. 꿈과 사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할 건가라고 물었다. 나를 제외한 두 사람의 답변은 꿈보다는 사랑이었다. 현실적으로 꿈을 이룰 가능성보다 사랑을 이룰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차지하는 변수가 사랑보다 적기도 하고, 사랑을 조금 더 큰 가치로 여긴다는 의견을 줬다. 


#음악에 숨겨진 스포일러


라라랜드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마 영화 속 OST도 좋아할 것이다. 미아와 세바스찬의 듀엣곡인 'City of Star'를 포함해 다양한 음악들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다. 라라랜드 OST는 영화를 제외하더라도 완성도가 높아서 나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종종 듣곤 한다. 


멤버들과 대화 중에 영화의 스토리를 미리 알려준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바로 영화 오프닝에 등장하는 'Another Day of Sun'이 그 노래다. 


https://www.youtube.com/watch?v=xVVqlm8Fq3Y

가사 전문을 다 소개할 수 없지만, 가사의 내용 중을 유추해보면 세바스찬을 떠나 화면 속에 나오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달려간 미아의 심경을 담은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미아와 세바스찬처럼 어느 순간엔 사랑을 어느 순간엔 꿈을 선택하며 지금의 모습이 이르렀을 것이다. 내가 꿈을 좇던 혹은 사랑을 좇던 시절을 떠올리며 미아와 세바스찬의 스토리를 따라가 보면, 영화가 주는 또 다른 감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평점


브루스

★★★★(5.0/5.0 만점) 

꿈을 향한 '화양연화'



새라

★★★★(5.0/5.0 만점)

신기루 같은 현실, 현실 같은 신기루 


한모

★★★★(4.5/5.0 만점) 

반짝이는 불빛들이 너를 실망시킬 때에도, 

새로운 날의 태양을 보며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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