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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첫 번째 60일 회고

한 달은 너무 짧고, 100일은 너무 길다

by 브루스

갑자기 회고를 시작한다고?


저성장의 시기,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자기 계발에 최선인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회고(Retrospective)라는 말이 유행이 되었다. 일상에서 흔히 쓰지 않는 회고라는 단어의 뜻은 애자일이라는 개발 쪽 방법론에서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단어도 어렵고 개발이라는 말이 나와서 더 어려워진 것 같지만 쉽게 말해 회고는 피드백과 같은 개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특정 기간 동안 혹은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했던 일들을 기록하고 복기하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활동이다.


'한 달 회고'라는 키워드로 구글링을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회고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내가 돌아왔던 곳을 돌아보는 것이 마라톤 같은 인생을 조금 더 알차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회고의 방법


서두에 설명했듯이 피드백의 목적으로 회고를 진행하기 때문에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회고를 구성할 생각이다.


1. 해당기간의 새롭게 배운 점

2. 해당기간의 새롭게 도전한 점

3. 해당기간의 개선해야 할 점


총 3가지 질문에 대해 자문자답하는 방식으로 회고를 진행하려고 한다.


한 달도 아니고, 분기, 반기도 아닌 왜 60일인가?


이건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다. 스스로 어떤 생활 습관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는 최소 기간을 60일로 생각했다. 분기는 앞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생각했는지 기억이 안 날뿐더러, 무엇보다 일주일 내에도 여러 가지 이슈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회고를 돌아보기엔 3달은 너무 긴 기간이라고 생각했고, 한 달은 스스로 느끼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짧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60일을 기준으로 잡고 연간 총 6회의 회고를 진행하려고 한다.



2023년 첫 번째 60일 회고 (1월 1일-2월 28일)


1. 해당 기간에 새롭게 배운 점: 각자의 이해(利害)를 이해(理解)하기


늘 알고 있으면서도 잊어버리는 것 중에 하나다. 일의 영역에서도 사적인 영역에서도 당연히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없다. 목적 중심의 회사에서도, 사적 관계가 중심이 된 모임에서도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입장이 다르다.


이해관계와 입장은 쉽게 좁히기 힘들다. 강요할 수도 없다. 그 이유는 그 입장과 이해관계가 형성되기까지 20-30년 이상의 시간들이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성장, 효율의 가치관이 어떠한 이유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는 부담이 되고 어려울 수 있다.


'나는 이랬어, 결국 이게 가장 효율적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당연히 수용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사람들이 가진 특성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것, 그런 여유를 가져야 더 멀리 오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 해당 기간에 새로운 도전: 프레젠테이션 경험


프레젠테이션은 전전 회사에서도, 그리고 전 회사에서도 경쟁 PT 던 고객사 설명이던 2-3번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여차저차한 이유로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프레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설 일이 별로 없었다. 제가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면 1-2번 할 수 있었겠지만, 실패했을 때 부담을 내가 굳이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적어도 절대 떨어지만 안 되는 PT는 아니었고, 조직의 변화가 생기면서 이제는 내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스스로 고민을 많이 했던 PT라서 그런지 이유 모를 내적 자신감도 많았다.


약 이틀간의 준비를 끝내고 실전에 임했는데,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PT 시작 전 전략으로 가져온, 우리 콘셉트만 명확하게 전달시키자는 목표는 달성한 것 같았고,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PT 이후에 고객사의 대표가 칭찬의 말도 남겨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스스로 주도적으로 진행한 일이 긍정적인 결과까지 이어질 때 일하는 보람과 뿌듯함, 그리고 동기부여가 생기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기회가 주어지면 결과의 부담은 잠시 잊어버리고 스스로 쟁취해 경험을 쌓아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3. 해당기간의 개선해야 할 점: 불평불만


모든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각기 다르겠지만, 내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에 하나는 불평불만을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불평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이완되는 효과가 있겠지만, 너무 심하면 두 가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주변 사람들이 힘들다. 불평을 같이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리고 부정적 기운이 주변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것 때문에 너무 힘든 일을 안에서 삭히다 속병 나서도 안 되겠지만, 적절히 조절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나에 대한 이미지다. 불평불만을 이야기하다 보면, 하지 말아야 될 표현, 하지 말아야 될 언어까지 다 끌어다가 쓰게 된다. 듣는 사람은 얘가 힘들다니까 공감해 주지만, 감정이 끝나고 난 뒤에 나에 대해 남는 것은 부정적 이미지이다. (내가 반대 입장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


부정적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정제되고 깔끔한 표현을 쓰는 것이 프로의 자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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