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생각

유리창 햇살은 그래도 따스하네

by 허정구

바깥에 내 몸을 놓으면 싸늘함에 입에선 마음에선 연신 "춥다. 춥다"란 말이 내뱉어진다. 하지만 유리창 창가에 앉아 햇살만 쪼이면 참 포근하고 따스한 햇볕으로 느껴진다.


겨울이기에 바람이 많이 거칠다.

'휘이~잉...휘--휙' 이렇게 분다. 창가에 앉아 있으니 마치 봄날인듯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잠이 스르르 온다.


그냥 생각없음을 생각한다. 잊고 있음을 생각한다.


하루가 생각보다 길기도하고 휴일은 생각보다 짧던데 지난 휴일을 생각하며 또 토요일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이유없이 《그냥》.


그냥. 아무거나


아주 복잡하고 어렵고 선택적 갈등에 빠질때 이보다 더 유용한 말과 표현이 있을까.

우리 뭐 먹을까...뭐 시키지 《아무거나》

그때는 그 아무거나의 숨겨지고 내재된 의미를 아무거나로 받아들였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아무거나란 《이것도 저것도 다 먹고 싶은데 다 가지고 싶은데 딱히 하나를 고르라하니 너무 어려워 도무지 선택을 할 수 없으니 네가 이런 나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잘 판단하여 가장 적합한 걸 골라줘》 이런 긴 생각과 말을 아주 짧고 간결하게 줄였던 거였네.


다시 누군가 내게 [그냥 또는 아무거나] 말해준다면 이젠 정말 잘 할 수 있을텐데 창가에 앉은 것처럼 겨울인데도 햇살만 있고 바람은 느낄 수 없네.


그 사람은 잘 지내고 있을까.

그녀는 잘 지내고 있을까.


창문여니

거친 바람이 불어 춥지만 바깥공기가 한결 상쾌하네.

많은 시간 햇살이 더 좋지만

때론 찬 겨울바람도 나쁘진않네..

그때가 겨울이였어도

그대가 바람이였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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