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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Mar 16. 2023

내이름이박힌책한권

이상한 생각

느닷없이 캔디 생각이 난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참고 또 참고~~'


혼자 늘 가는 서귀포의 떡볶이 집이 이젠 단골이 되었다.

어묵 11개. 김밥 한 줄.


사장님께선 오늘 낮에는 장사가 잘 되었는데 오후 5시부터 손님 뚝 끊어졌다 하시며


남은 김밥이랑

떡볶이가 잔뜩이라고...


오뎅도 퍼졌다고 써비스

김밥도 남았다고 써비스

순대도 남았다고, 떡볶이와 튀김까지 싸주신다 한다.


마침 손님이 오셔서 김밥 5줄에 떡볶이 2인분을 사 가고

또 다른 손님이 떡볶이 1인분에 튀김을 사 간다.


나도 남은 김밥 3줄과 순대 1인분을 포장한다.

아직 조금 남았지만 누군가 마지막 손님으로 찾아올 것을 안다. 혼자 먹는 저녁이 오늘도 쓸쓸했다. 어쩌면 매일매일 쓸쓸했었는데 반복되다 보니 잊고 지냈는지도 모른다. 그나마 이렇게나마 밥 먹으면서 말을 나누며 내 목소리를 듣는다. 또 지금부터 내일 아침까진 소리 없이 말을 하겠지.


엊그제 그냥 TV를 켜 봤더니 귀신이랑 커플이던데... 나도 그런 귀신 하나 생기면 어떨까...


드라마 또는 영화 같은 삶이 현실이 아님을 알지만

현실에서 늘 꿈만 꾸다 보니

이상한 놈이 되어가나 보다. 이상한 놈이 되었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참고 또 참는 캔디처럼...

과연 나의 지존감은

자존심은 버리고 자존감은 높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나는 자존감은 버리고 자존심만 챙기는 못난 캔디는 아닐까...

일찍 자련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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