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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Oct 11. 2023

내이름이박힌책한권

미친놈

차량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어떤 한 사람을 봤다.

바퀴만 있는 전동 휠에 서서 조그만 공터에서 마치 춤추듯 팔을 펼치며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봤다.


아주 즐거워 보였다. 어떻게 움직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넓지 않은 공간에서 유턴도 하며 넘어지지 않는 게 신기하다고나 할까.


나 말고도 신호등에 대기하고 있는 많은 사림들이 지켜봄에도 단정한(?) 차림에 염색한 노란 머리를 휘날리며 분명 혼자 즐기고 있었다.


미친놈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언제 저렇게 웃어보았던가? 나는 어떤 일에 미쳐보았던가? 나는 지금 어떤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러웠다.

잘은 모르겠지만 전동 휠을 타는 게 즐거운 건지, 아니면 그 역시 신호 대기를 기다리며 빙빙 도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또라이 미친놈이라 생각하며 나는 그의 밝은 웃음을 몹시도 부러워하고 있었다.


뭔가에 빠져 사는 것.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생각과 그 순간순간들의 다양한 상황들 그 속에 난 늘 지쳐있는데... 누군가에게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나도 열정으로 가득 찬 어떤 때가 있었을 텐데... 지. 금. 은... 나도 날 잘 모르겠다.


「단순하자」 생각하면서도 복잡해지는 머릿속에 일들로 평정심은 깨어지고, 표시 내려하진 않지만 우왕좌왕 마음은  혼란스럽다.


나 역시 미친놈은 미친놈인데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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